[인터뷰]김진화 코빗 이사 "한국도 새 생태계 선점 나서야"
-"최근 관심 과열…일부 투기 분위기도"
-"유럽 구제금융 사태 이후 관심 급증"
-"개인간 수평적 네트워크 최대 강점"
전자화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노르웨이 청년이 2009년 24달러(약 2만5000원)를 주고 구입했던 5000비트코인의 가치가 2013년 10월 약 67만3000달러(7억2000만원)까지 급등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 세종로에서 만난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이하 코빗, Korbit) 이사는 "10월 첫 주와 비교해서 노르웨이 청년 뉴스가 나온 10월 마지막 주의 코빗에서 거래량이 30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김 이사가 스스로 "투기적으로 과열된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지적할 정도다. 그는 "손실이 발생해도 부담없을 정도만 새로운 '실험'에 동참한다는 기분으로 투자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가 만들어준 '기회'=비트코인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앞둔 시점인 2008년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해 발행하기 시작한 전자화폐다. 1비트코인의 달러화 가치는 연초 13달러에서 시작해 최근 900달러까지 급등했다.
독일 정부가 법적 회계화폐로 인정했다는 소식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결제가 가능해졌다는 뉴스 등이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연초 유럽 키프로스에서 발생한 경제위기다.
김진화 이사는 "EU(유럽연합)에서 키프로스 구제금융안을 논의하며 은행 예금에 일정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제시된 적이 있다"며 "당시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던 스페인에서 비트코인 구매주문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국가와 중앙은행에 의해 인위적으로 화폐의 가치가 줄어드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화되자 대안으로 비트코인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개인들이 거래하는 방식이라 국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평소에도 국가에 의한 화폐 가치 조절은 끊임없이 진행된다. 중앙은행은 경기조절이나 환율 관리 차원에서 발행량을 조절하는데, 발행량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 개개인에게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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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거래시 수수료 사실상 '0'=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중간에 은행이나 카드사 등을 거치지 않다보니 수수료가 거의 없다. 기존의 화폐와 달리 개인들간의 수평적 네트워크로 작동한다는 점이 최대 경쟁력이다.
김진화 이사는 "해외 쇼핑몰에서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입할 경우 수수료가 6~10%에 이른다"며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할 경우 비트코인을 구입할 때 드는 수수료 1% 외에 수수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사용처가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이같은 문제는 최근 급격히 해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트코인만으로 세계 여행에 성공한 한 부부의 사례가 외신에 보도됐을 정도다. 비트코인 도입이 늦은 국내는 아직 오프라인 사용처는 없다.
익명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다보니 범죄나 돈세탁 등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김진화 이사는 "모든 거래는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이 비트코인의 특징"이라며 "수사기관이 빅데이터 기법을 사용하면 즉시 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해했다.
그는 "현재 달러화 발행량의 50%가 미국 외부에 있고 또 이 중 절반이 마약 등 블랙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며 "반(半)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이 달러대비 특히 블랙마켓에 적합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제2의 인터넷 혁명될 것"=비트코인에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이유는 마치 인터넷처럼 비트코인도 하나의 생태계를 이뤄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재를 비트코인으로 하거나 코빗처럼 현금과 비트코인 거래를 중개해주는 거래소 사업도 가능하다. 비트코인 사용에 적극적인 중국에는 비트코인 IPO(기업공개) 시장도 있다.
IPO를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주금을 비트코인으로 납입하는 식이다. 상장 후 주식거래와 배당도 비트코인으로 한다. 주가상승과 배당, 비트코인 자체의 가치 상승 등 3가지 투자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
김진화 이사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90년대 초반 인터넷 혁명 당시와 유사하다"며 "아직도 늦지 않은 만큼 우리나라도 비트코인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