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입법에도 비용추계·조세특례평가서 첨부토록 법개정

앞으로 국회의원이 법률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법률을 고치려 할 때 그에 수반하는 재정지출이나 조세감면 규모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재원 확보방안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페이고(Pay as you go)제도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용 과잉입법이나 재정에 악영향을 주는 포퓰리즘 법안이 줄이겠단 것이어서 효과가 주목된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심의했다. 새누리당은 2월 국회에 물리적으로 어렵다면 4월 국회엔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은 새누리당 이완영·안종범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중심이다. 이완영 의원 법안에 따르면 앞으로 의원입법시 국회 예산정책처가 제시한 비용추계서를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법안을 수정·병합하는 경우 그 심사보고서에도 예산정책처의 비용추계서를 첨부해야 한다.
안종범 의원안은 연간 조세특례금액이 일정기준 이상인 조세특례제도를 도입하는 법안을 내려면 전문기관 평가자료를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 국회 운영위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가 이 같은 내용을 중점 검토했다.
정부가 제출하는 법안은 이미 이런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의원입법은 예외였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국회의 법안 제출과 심사과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국회의원들은 보다 신중하고 정교하게 법안을 가다듬어야 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기능과 위상도 강화된다.
이 같은 '페이고 법제화'는 새누리당이 주도해 왔다. 원내대표를 지낸 이한구 의원이 적극 추진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이에 국회엔 이한구 의원을 비롯, 이만우·이노근·이완영 의원 등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쌓였다.
이한구 의원 법안은 규제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 의원입법에 규제사전검토서를 내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만우 의원은 정부 의무지출이나 재정수입 감소를 수반하는 법안을 내려면 해당 금액만큼 재정을 보전하는 방안을 함께 발의하도록 했다. 무분별한 법안 제출을 강력히 규제하는 셈이다.
단 그보다는 기준이 완화된 이완영 의원안(비용추계서 첨부)이 논의의 중심이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이한구·이만우 의원) 방안을 의원입법 단계부터 하자면 과도하다,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나 하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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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당 정책위의장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입법) 원칙상 법안을 만들면 재정이 얼마나 들까, 재원은 무엇으로 마련하느냐를 따져보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부실 입법"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페이고' 법제화가 국회의원, 특히 야당 입법권을 제한할 수 있단 우려에는 "여당 예산, 야당 예산이 따로 있느냐"며 "(야당의) 입법권 제한이라는 주장은 성립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막바지로 접어든 2월 국회는 국회법 개정안 외에도 상임위별 쟁점사안을 타결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건복지위는 일요일인 이날도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기초연금 수령액 연동 여부 △소득하위 75~80% 노인에게 기초연금 지급(대상확대) 등을 두고 절충을 모색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기초연금안을 오늘 타결 못하면 내일(24일) 여야 원내지도부가 만나 다시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밖에 단말기 유통법 등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 계류된 법안, 기초연금 외 각종 복지법안, 북한인권법 등을 여야 원내지도부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