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매수 기회로 활용...ELS투자자라면 중도 환매 고려
#개인투자자 A씨는 지난 3일 보유 중인 ELS가 만기를 한달 앞두고 녹인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울화통이 치밀었다. ELS 기초자산 중 하나인 포스코가 27만8500원을 기록해 기준가(47만2000원)를 60% 이상 밑돌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초자산인 삼성전자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만약 만기일인 4월25일까지 두 기초자산의 종가 중 어느 하나라도 6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한번도 없는 경우 A씨는 원금에 3년간 수익을 더해 137.50%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미 포스코가 녹인에 도달해 만기일인 한 달 뒤, 포스코의 주가가 기준가 대비 80%인 37만7600원을 웃돌지 않는다면 최소 20% 이상 원금이 손실된다.
#포스코 주식을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 B씨도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한 포스코 주가는 기업에 특별한 악재가 있었던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거래 증권사 지점에 문의한 결과 "ELS 녹인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주가연계증권(ELS) '녹인 쇼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대외 악재에 증시가 충격을 받으면서 2011년 증시 활황기에 발행된 ELS가 잇따라 녹인 구간에 진입, 특정 종목에 대한 물량이 쏟아지는 것이다. 2011년 대비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무른 종목이 많아 ELS '녹인 쇼크'는 올 상반기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발행한 ELS, 올해 만기 상환 도래=특정 종목의 주가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ELS는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2011년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1년 ELS 발행금액은 35조10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급증했다. 이후 2012년 47조5356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45조6880억원으로 축소됐다.
ELS의 만기는 보통 3년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순조롭게 상승한다면 투자기간 중 조기 상환되지만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2011년 발행 물량이 올해 만기를 맞는다.
문제는 녹인 조건이다. 녹인은 ELS 투자자가 손실을 입게 되는 가격대를 말한다. 코스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녹인 조건이 60%인 경우, 투자기간 동안 주가 지수가 최초기준가격의 60%를 밑돌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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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산의 가격이 녹인 구간에 가까워지면 운용하는 측에서는 이른바 '물타기'를 위해 해당 종목을 집중 매수하게 된다. 반면 일단 녹인 가격을 터치하면 손실분을 해소하기 위해 물량이 기계적으로 출회될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반 투자와 ELS와 관련한 매도 물량을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지만 매도 창구에 금융투자가 몰린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4일에는 금융투자가 집중적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삼성증권이 장중 9.1% 급락했고 지난 4일에는 포스코가 26만8500원까지 빠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대형주 매수 기회로 활용...ELS 투자자라면 중도 환매 고려=증시전문가들은 ELS '녹인 쇼크'를 대형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거래대금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량 압박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수는 있지만 펀더멘털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2011년 주가와 현재주가를 비교해 볼 때 녹인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는 S-Oil, GS, 삼성테크윈, 대우증권, LG화학 등이 꼽힌다.
반면 ELS 투자자라면 중도 환매를 고려해볼 수 있다. 투자기간 중 녹인이 되지 않는다면 만기 상환일에 원금과 3년치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투자기간 중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만기일에 주가가 올라 만기 배리어(보통 80~90% 수준)에 도달하면 원금과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년간 녹인이 되지 않았거나, 녹인 구간에 진입한 적이 있더라도 만기 배리어를 충족시키고 연 수익률이 10%라면 원금에 3년치의 수익을 더한 130%가 상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만기일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하락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라면 중도 환매를 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발행한지 6개월 이상이 된 ELS는 중도 환매 시 기준가의 95%를 상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3년 만기를 거의 기다려온 투자자라면 최근 주가 하락이 매우 속이 쓰린 상황"이라며 "낙인이 불가피하고 만기 배리어까지 주가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기준가를 확인해 중도환매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준가는 녹인이 발생한 뒤에는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환매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준가는 ELS를 발행한 각 증권사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