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하는 청년에게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며 내 집 마련 선택지를 넓혔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아파트보다 환금성과 자산가치 측면에서 선호도가 낮은 비아파트의 특성에 더해 서울에서는 4억원 이하로 입지와 주거 여건을 갖춘 빌라를 찾기도 쉽지 않아서다. 최근 정비사업 기대감과 아파트 규제에 따른 대체 수요로 빌라 가격까지 오르면서 지원 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최초로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까지 적용하고 3% 수준의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청년미래 보금자리론'을 신설하기로 했다. 월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청년층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다.
평균가격만 보면 4억원이라는 기준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억5813만원으로 4억원을 밑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5억9490만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최근 빌라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4억원 이하 선택지는 좁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0.89% 상승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4.26%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 상승률도 3.41%에서 5.07%로 높아졌지만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간 상승률 격차는 2.52%포인트에서 0.81%포인트로 좁혀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대출과 실거주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파트와 달리 일부 빌라는 전세를 끼고 매수할 수 있는 데다 재개발·모아타운 등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대체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평균가격과 실제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 가격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은평·강서 등 서울 외곽에서는 4억원 이하 빌라를 찾을 수 있지만 도심 접근성이 좋거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 기대가 있는 지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비사업이 활발한 도심권에서는 사업 진척과 함께 빌라 가격이 크게 뛰면서 이미 4억원을 훌쩍 넘어선 곳이 상당수다. 반면 3억~4억원대 외곽 빌라는 실거주 목적의 월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향후 매도와 자산 형성, 아파트로의 갈아타기까지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최근 빌라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지만 중장기적인 가격 상승폭은 아파트와 여전히 차이가 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월 12억7503만원에서 올해 7월 15억9490만원으로 25.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립주택은 3억3903만원에서 3억5813만원으로 5.6%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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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거주 목적이라면 서울 외곽의 3억~4억원대 비아파트도 월세를 대체하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투자 가치와 향후 매도, 아파트로의 갈아타기까지 고려하면 입지가 좋은 곳을 찾게 되는데 4억원 이하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금액을 상향하면 청년들이 고를 수 있는 주택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