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직접 챙기는 극동개발부, 파격 稅 감면 등 해외기업 유치 잰걸음

러시아, 특히 극동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들에게 유망한 투자처라 보긴 어려웠다. 광활한 땅에 부족한 인구, 척박한 기반시설, 한국과 다른 기업문화 등 장애물이 적잖다.
그런 극동에 새 기회가 열리고 있다. 천연가스 등 풍부한 지하자원은 물론, 최근 각광받는 시베리아 철도 등 물류 면에서도 주목받는다. 온난화에 따라 북극항로가 현실화했고 농업·수산업 협력 가능성도 커졌다.
그곳에서 날아온 막심 레오니도비치 쉐레이킨 러시아 극동개발부 차관(40)은 "한국기업들은 우리 투자자 가운데 최우선순위"라며 "극동에 먼저 투자할수록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쉐레이킨 차관은 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 내내 강렬한 투자유치 의욕을 보였다. 조만간 방한할 알렉산드르 갈루쉬까 장관에 앞서 3일부터 한국을 답사한 그는 "해외기업이라도 극동지역 항만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며 "합작회사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극동 항구개발 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국유지인 항만 토지는 러시아 연방 소유라 해도 개발된 인프라 소유권은 개발자에게 갈 수 있다"며 "다른 기업에 판매하거나 임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일 부산, 5일 울산 등 항만중심도시를 돌아보며 한국의 경제자유구역과 항만운영 공기업 사례를 연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극동개발이야말로 21세기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라며 경제특구 부지마련·인허가 절차와 통관 간소화·조세 정비를 주문하고 있다.
그 책임부서인 극동개발부는 한국을 주목했다. 쉐레이킨 차관은 "깔루가주 부지사 시절 한국기업들은 협상은 아주 길게 했지만 일단 결정하면 공장은 무서운 속도로 건립했다"고 기억했다. 깔루가주엔삼성전자(180,200원 ▼8,800 -4.66%),롯데제과(30,550원 ▼550 -1.77%),KT&G(155,300원 ▼600 -0.38%)등이 진출했다.

우리는 아직 러시아에 거리를 느낀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에 대해 주변국 국가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3월 기준 러시아는 3.69로 일본(2.27)보다는 높지만 미국(5.79) 중국(4.82)보다 낮았다.
극동개발부는 이 같은 투자 걸림돌을 해소할 복안이 있을까. 쉐레이킨 차관이 눈을 빛내며 적극적인 설명에 나섰다. 러시아는 평균 20% 수준인 연방법인세를 극동 투자기업에 한해 올해부터 5년간 면제, 2019년부터 5년은 절반인 10%로 인하한다. 파격적인 세 감면 혜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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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경제특구와 달리 극동에만 건설할 신경제특구는 비즈니스뿐 아니라 주거 공간을 마련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 이 지역 사회복지를 발전시킨다는 목표"라며 "탈관료주의, 절차 간소화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리스크는 어떨까. 일촉즉발로 치달았던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은 비록 그 무대인 크림반도가 극동 블라디보스톡에서 서쪽으로 9000km 떨어져 있지만 대러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큰 장애물이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의 특성을 모르는 투자자들은 불안해 할 수 있다"면서도 "이런 정치적 위기는 오래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 할머니가 우크라이나인이어서 저는 1/4쯤 우크라이나 혈통"이라며 "이처럼 교류가 깊고 오래된 양국 관계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런 위기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분야의 한국기업을 환영한다면서도 △물류 △수산물 가공 △목재·건설자재 가공업에 관심을 나타냈다. 또 "한국도 북극항로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며 "특수선 개발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국 현안인 러시아산 명태 쿼터 확대에 대해선 "극동개발부가 명태 쿼터를 담당하진 않는다"면서도 "한국기업들이 투자 조건으로 쿼터 상향을 요구했고 협의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쉐레이킨 차관은 지난 3일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새누리당)이 주도한 한-러 경제협력위원회 창립식에 참석했다. 그는 양국 의회와 정부, 기업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투자활동이 늘어나길 기대했다.
△1974년, 러시아연방 깔루가주 △모스크바 국립공과대(바우만공대) 시스템 엔지니어 전공 △러시아 국립 경제·공공정책대학원 MBA △깔루가주 경제개발부 장관, 부지사 △러시아연방 극동개발부 차관(2013.12월~)

◇극동, 광활한 자원의 보고= 공식명칭은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총면적 621만5900㎢로 한반도 전체(22만㎢)의 28배에 이른다. 연해주, 사할린, 캄차카 반도와 지하자원이 풍부한 사하 공화국 등 9개 연방주체(일종의 광역단체)를 포함한다. 주요 도시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로프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