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개정안 66건 국회 계류 1년째…미방위 분리 여론 확산
"우리 법안 모두 마지막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행정부 주요 사업은 법이라는 이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또다시 잇몸으로 버텨야겠다"(윤종록 미래부 2차관)
"사실상 기초·산업기술연구회 양쪽 모두 '개점휴업' 상태다"(김은성 기초기술연구회 부실장)
"정부예산 3~4조원을 쓰는 출연연이 모든 업무에서 손 놓고 있다는 점은 아주 심각한 부분이다"(이장재 한국과총 정책연구소장)
방송법에 발목이 잡혀 서랍속에 머물게 된 과학기술 분야 개정안은 △과학기술기본법 △우주개발 진흥법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기술사법 등 66건이다. 1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믿었던 2월 임시국회마저도 여야 당리당략에 매몰돼 4월 임시국회로 이월됐으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탓에 맹탕으로 끝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농후하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할 미래창조과학부 행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개정안 통과 무산으로 과학기술 생태계에 미칠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기초기술·산업기술연구회를 과학기술연구회로 통합해 출연연 거버넌스를 확보하는 정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을 꼽았다. 연구회 통합은 결정됐지만, 현재 법안통과 지연으로 양 연구회 이사장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형국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조경제 정책에 맞춰 출연연 역할을 재정립하고, 융합연구를 활성화하는 등의 역할을 맡게 될 과학기술연구회가 제때 출범하지 못해 임시방편으로 양 연구회 조직을 활용한 공동테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윤 차관 말그대로 이가 아닌 잇몸으로 분투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기본법 미통과는 중소·중견기업 지원책이 제 속도를 못내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성과 기술이전 및 사업화에 치명적인 한계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기업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하락 시, 등록취소 유예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개정안도 보류됐다. 이 때문에 연구소기업이 줄줄이 등록취소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관계자는 "등록취소 시 세액감면 등 지원이 사라져 연구소기업 성장에 큰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특히 연구소기업은 중장기 프로젝트가 많아 민간투자 유치도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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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목 미래부 1차관은 지난 5일 열린 제372회 과학기술정책포럼에서 "올해는 법규를 통해 3차 과학기술기본계획과 각 부처 중장기 과제를 연결할 중요 시점이나 관련 법안들이 통과 못해 추진엔진을 잃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회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장재 한국과총 정책연구소장은 "최근 미방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며 "그런 조치가 취해져서 올해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