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급한 불 껐지만…건보료 인상은 '초읽기'

의료대란 급한 불 껐지만…건보료 인상은 '초읽기'

김명룡 기자, 이지현
2014.03.18 05:40

진료 수가 20% 올리려면 연간 5.4조 필요, 국민 건보료 부담 현행보다 13.5% 늘려야

정부와 의료계가 17일 '제2차 의료계-정부 협의 결과'를 발표하며 24일로 예정된 6일간의 '2차 집단휴진'이라는 급한 불은 껐다.

양측 협의안에 따르면 의료계는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영리 활동 ▷수련의 제도 개선이라는 대의명분에서 의사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한 정부 방침을 얻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의사들이 반길만한 전리품은 '진료 수가(진료비) 인상'이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구조 변경을 이끌어 낸 것이 이번 합의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그러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번 합의로 집단휴진이라는 단기 의료대란은 피할 수 있었지만, 두고두고 수가 인상이라는 부담은 떠안게 됐다.

앞으로 수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는 간단하다. 현행 수가는 건정심에서 결정하는데 이전까지 건정심을 구성하는 24명의 위원 중 의료계를 대표하는 위원은 8명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의료계가 4명의 위원을 더 추천할 수 있게 돼 친의료계 위원이 12명으로 늘어난다. 다수결 원칙인 건정심 결정을 의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건정심에서 수가는 얼마나 오를까? 의사협회는 현재 진료수가의 원가 보전율이 73.9%라고 주장한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100원이 들었다면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는 수가는 74원에 그친다는 의미다. 이는 200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진료비와 조제료의 원가분석 결과를 근거로 했다.

이처럼 원가 보전율을 끌어올리려면 수가부터 올려줘야 한다. 수가를 올려주려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의 다른 쓰임새를 줄이거나, 건강보험료(건보료)를 더 걷어 재정을 늘려야 한다.

수가 인상은 특히 국민들이 건보료를 더 납부할 의사가 있느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수가를 1% 인상하려면 연간 27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적정 수가인 100%를 맞추기 위해 의사들 주장대로 현행보다 수가를 20% 정도 높여주려면 연간 5조4000억원이 있어야 한다.

반면 건보료를 1% 올릴 경우 4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확보된다. 20% 높아진 수가의 재원을 단번에 만들려면 건보료를 13.5% 인상해야 한다. 이를 국민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건보료를 연간 10만8000원 정도 더 내야 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는 43만2000원꼴로 건보료 부담이 늘어난다. 2000년 이후 건보료가 가장 많이 올랐던 2003년(8.5%)보다 5%포인트나 더 올려야 한다.

여기에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항목의 보장성 강화 등을 위해 2017년까지 매년 2.7~3.6%의 건보료 인상 요인이 별도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인상폭은 10%를 훌쩍 넘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들의 건보료 납부 저항을 부를 수 있는 인상폭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건정심에서 수가 인상폭이나 인상 기간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김남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팀장은 "국민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의사들과 정부가 합의를 했다고 해서 국민 의견은 배제한 채 수가 인상을 약속하는 것부터가 큰 문제"라며 "의료계 목소리가 커질 경우 국민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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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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