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폭행 악플러 2명 "벌금형 부당, 정식재판 청구"

아동성폭행 악플러 2명 "벌금형 부당, 정식재판 청구"

황보람 기자
2014.04.04 06:00

'성적인 악플'의 제3자 고발, 첫 판례 된다

아동 성폭행 사건 기사에 '부럽다'는 식의 악성 댓글을 달아 음란물 유포죄로 약식명령(벌금형)을 받은 남성 일부가 정식 재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정판결이 나면 '제3자 악플 고발'에 대한 첫번째 판례가 돼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송각엽 판사는 아동 성폭행 사건 기사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악성 댓글을 단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약식 기소된 대학생 배모씨(26) 등 8명에게 벌금 100만원∼300만원을 명령했다.

아동성폭력추방시민단체 발자국에 따르면 이 가운데 벌금 300만원을 명령받은 정모씨 등 2명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정식재판청구서를 지난달 31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 등은 오는 5월 8일부터 정식 재판을 받게 된다.

판례가 없었던 만큼 '제3자의 악플 고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통상 악성 댓글은 당사자가 직접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인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다뤄졌다. 하지만 제3자 고발로 악플에 '음란물 유포죄'가 적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악플을 보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 제3자도 '고발'할 수 있는 물꼬를 튼 셈.

파급력도 상당하다. 일부 연예인들은 악플러들을 명예훼손 뿐 아니라 음란물 유포로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 설리에 대한 성적인 댓글을 단 네티즌들을 음란물 유포죄로 고발할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경우도 열애 기사에 성적인 표현을 써 비하한 이들을 같은 혐의로 고소할 방침을 세웠다.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고소에 머물렀던 악플러 대응이 제3자 고발로 확대되면서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발자국'이 경찰에 고발한 악플러 아이디 74개 가운데 중복이나 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극히 일부의 혐의만이 인정된 만큼 '음란물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이번 사례가 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날 경우 '음란 댓글'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기초지방자치단체나 사회복지기관에 배치된 '법률홈닥터'들의 상담 메뉴얼이 된다.

박준엽 법무부 인권구조과 법무관은 "악플 관련 상담이 많이 들어오는데 전형적인 내용은 내부 회의 자료를 만들어 공유할 필요가 있다"며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오면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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