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주도권 경쟁 속 '규제 늪에 빠진' 韓클라우드…클라우드 발전法 만이라도...

# 대규모 다중복합시설과 병원, 교량 등 주요 시설물 곳곳에 부착된 센서가 진동, 균열 등의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센터에 전송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상 징후 발생시 곧바로 계약된 건물주와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정부당국에 통보된다. 만약 다중복합시설에서 화재발생시 근거리 블루투스 통신(비콘)을 이용해 매장 이용객들의 실시간 비상 대피로 안내가 자동으로 뜬다.
모든 기기와 사물들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이 결합된 미래형 도시 안전관리(재난예방) 시스템의 단면이다. IoT 서비스가 본격 확산될 경우, 각종 대규모 인재사고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IoT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세계 주요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IoT 관련 기술격차가 선진국 대비 1년 이상이다. 전문 인력 역시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규제장벽'에 갖혀 IoT 시대를 뒷받침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등 핵심 산업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라우드란 대형 서버를 통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저장장치 등 IT자원을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사물간 통신으로 발생한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 분석하기 위한 핵심 플랫폼인 셈이다. 벌써부터 클라우드 서비스에 기반한 IoT 비즈니스모델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시스코 등 주로 인프라 및 플랫폼형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단순 소프트웨어형 임대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 아직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전반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 걸쳐있는 규제 덩어리 때문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금융업법 및 의료법 등 개별 산업별로 개인정보보호 등을 명목으로 전산설비 사내보유를 의무화하고 있다. 여기에 1만5000여개에 달하는 공공기관 역시 국가정보원의 보안규정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금지돼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선 국가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 제한규정 만이라도 풀려야 클라우드 초기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발전법(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입법으로 국회 제출한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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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에는 국가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허용하고, 개인정보 침해 등 기업들이 안심하고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인증' 등 제도적 기준, 국내 중소기업 지원방안 등이 담겨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사용이 허용돼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기대다. 정부는 법 통과를 전제로 내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7년까지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연내 클라우드 발전 법안의 연내 제정은 비관적이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국회 공청회를 거쳐야하는데 법안 발의 7개월 째 감감무소식이다.
국가정보원의 관할범위 확대 논란 우려도 있었지만, '방송법' 공방에 휘말려 소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법안이 연내 시행되려면 6개월의 준비기간을 감안해 이달 중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차기 상임위 구성도 안된데다 상임위가 출범했더라도 국정원 관할범위 논란이 정리돼야 하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정관계의 관측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미래형 재난안전관리시스템 같은 민관 연계형 시스템은 꿈도 꾸지 못할 판"이라며 "정부가 독자 구축할 수도 있지만 투자비의 70~80% 가량이 소요되는 SW 개발비나 클라우드에 확보되는 민간 데이터 등을 감안할 경우, 비용대비 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