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네이버' 카카오와 개방·참여 '다음' 조직문화 차이점 커

'다음과 카카오, 결혼하기 전에 연애부터 해라.'
대형 인수합병(M&A)로 주목받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과 카카오(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 두 기업은 합병이 완료될 때까지는 조직통합 등의 문제는 미뤄두고 합병 작업에만 전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합병 후 두 회사의 직원들이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양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화가 빠른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합병 후 불협화음이 나게 되면 귀한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둘의 합병을 '연애결혼'에 비유하면서도 직원들에게는 '중매결혼'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양사가 '참여와 개방, 소통, 혁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 등의 동질성이 있다며 합병 과정에서 큰 문화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리틀 네이버'로 불리며 효율성을 추구하는 카카오와 개방과 공정함을 기치로 내건 다음의 조직문화는 상당히 이질적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예를 들어 직책대신 '영어이름'이나 '님' 호칭을 사용한다는 점을 두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다음과 카카오가 공유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NHN의 공동창업자였던 김범수 의장이 창업한 카카오는 자연스럽게 네이버 출신들이 대거 입성했다. 이석우 공동대표를 비롯해 서해진 CTO, 강준열 부사장, 조항수 CMO(디자인부문 총괄), 홍은택 콘텐츠 사업총괄 부사장 등이 모두 네이버 출신이다. 초기에 카카오에 합류한 직원들도 네이버 출신이 다수를 이루었다. 네이버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조직적인 문화가 카카오에 그대로 이어졌고, 이는 카카오가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반면 다음은 이재웅 창업자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는 조직이다. 사내이사 상당수가 10년 이상 다음에서 경력을 쌓아온 내부 인사로 인터넷의 개방성과 이용자 참여의 가치를 중시한다. 최세훈 대표를 비롯해, 남재관 부사장, 이재혁 부사장(뉴플랫폼총괄), 최정훈 부사장(전략 제휴 담당)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만든 다음의 조직문화는 서비스로 이어져, 인터넷 업계에서 최초로 주민등록번호 없이 가입자를 받기 시작한 것도 다음이었고, 뉴스 검색에서 언론사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먼저 제공한 곳도 다음이었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됐던 카카오의 모바일쿠폰 사업과 관련, "다음이었다면 모바일 쿠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다른 업체들에게 사업을 중단하라는 요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단지 사업적 판단을 넘어서 회사의 가치관의 근본적인 차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사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양사는 협업을 통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무와 인사가 주축이 되는 합병 준비 작업과 별개로 서비스 단의 협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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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양사는 직원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 합병 이후 자연스러운 조직통합을 이뤄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양사가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자 행사를 열고, 서로의 실력을 확인하는 일도 필요하다. 개발자 사이에서 실력을 확인하고 함께 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동료의식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개방성이나 수평적 조직문화와 같은 가치와 같은 지향점이 비슷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두 회사가 결혼하게 됐다면, 직원들에게는 중매결혼이니 식전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