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가르치는 선생님 "교통법규처럼 저작권 교육해야"

저작권 가르치는 선생님 "교통법규처럼 저작권 교육해야"

이학렬 기자
2014.07.03 05:00

[피플]김성훈 목운초등학교 교사, 8년째 저작권 수업…"저작권 몰라 피해 아이, 어른 책임…아이들 알면 지킨다"

김성훈 목운초등학교 교사 / 사진=안테나 스튜디오 안종근 팀장
김성훈 목운초등학교 교사 / 사진=안테나 스튜디오 안종근 팀장

목동 목운초등학교 6학년 한 교실. 마술 시연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끈 김성훈 교사(46)가 넌센스 문제를 낸다. "태양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기자는?" '해기자?' 수업을 참관한 기자도 정답이 무엇인지 궁금하던 중 정답 '해리포터'가 나왔다.

김 교사는 해리포터를 영화나 책은 물론 캐릭터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한때 삼성전자 1년 순수익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조앤 K. 롤링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로 저작권을 꼽았다. 캐릭터를 만들 때도, 영화를 만들 때도 저작권자인 조앤 K. 롤링에게 허락을 얻어야 했기 때문이란다. 해리포터라는 문화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도 저작권 때문이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저작권에 대해 낯설어하지 않았다. 저작권 개념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저작권을 지키는 일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김 교사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8년째 초등학생들에게 저작권을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초등학생들에게 저작권을 가르칠 생각은 아니었다. 2006년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진행한 체험교실 운영교사 연수를 받으러 간 것은 개인적인 이유에서였다.

김 교사는 "교과서, 동화책 등을 쓰고 있는데 출판사와 얘기할 때 저작권에 대해 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저작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제집을 집필하면서 저작권으로 자신을 고소하려는 사람이 있었는데 김 교사가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작권을 배웠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저작권을 배우면서 나만 알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김 교사는 "저작권을 몰라서 피해를 보는 아이들이 많고 그건 어른의 책임"이라며 "아이 보호 차원에서 저작권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교통법규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처럼 저작권 교육도 아이를 보호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사의 생각이다. 김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때 저작권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이 된다"며 "나중에 저작권을 본격적으로 배울 때 익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소 '뛰지 말라'라고 가르치기보다는 '천천히 걸어라'라고 가르치는 김 교사는 저작권 교육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친다. 저작권 위반 사례보다는 저작권 공정 이용법을 알려준다. 이날 수업 마지막에 진행된 OX 퀴즈 내용도 공정 이용에 대한 것이 많았다.

김 교사는 "'이렇게 하면 안된다'라고 하면 아이들이 겁을 먹는다"며 "권리자 입장에서 공정하게 허락하고 이용자 입장에서 이용대가에 맞게 쓰는 공정 이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을 알게 돼서 고맙습니다'라는 학생들의 평가를 받을 때가 가장 좋다는 김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 저작권 체험교실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어 "알면 지키는 것이 아이들"이라며 "올바른 저작권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청소년의 저작권 보호의식을 높이고 청소년 저작권 침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체험교실을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13년까지 826개 교실에게 총 4만1729명이 저작권 체험교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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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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