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애플 제품 수리 정책 공정위 고발…불공정 외국계 앱마켓 규정 철회
#'아이폰' 고장으로 애플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긴 A씨. 부분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서비스센터측 답변에 수리를 맡겼지만 며칠 뒤 "수리가 불가능 하다, 20여만원을 내고 리퍼폰을 받아가라"는 통보가 왔다. 수십만원을 내는 게 부담스러운 데다 간단한 결함이라 쓰던 폰을 계속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A씨는 "리퍼폰은 됐고 원래 내 폰이나 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애플측은 "회사 정책상 돌려줄 수 없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애플의 '아이패드 에어' 구입 후 1주일 만에 액정 앞 강화유리가 파손된 B씨. 액정 패널이 아닌 강화유리만 교체하는 것도 애플 서비스센터에서는 40만원 가량을 내고 리퍼제품으로 받아야 한다는 얘기에 사설 수리점을 찾아 19만원에 고쳤다. 몇 달 뒤 제품 다른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애플 서비스센터를 찾은 B씨. 하지만 B씨는 다시 사설 수리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애플 정책상 사설 업체에서 고친 적 있는 제품은 공식 서비스센터에 수리 접수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내 폰도 못돌려받아?"…경실련 "애플 수리정책 공정위 고발"
애플의 제품 수리 정책이 공정거래위원회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일방적인 수리 규정 등으로 고객 불만이 많았던 애플의 서비스정책이 바뀔 지 주목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이번 주 중 불공정 조항이 다수 포함된 애플의 제품 수리 약관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경실련은 "애플의 수리약관에 관한 내부 심사를 완료했고, 공식적으로 공정위에 약관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라며 "애플 등 외국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불공정약관에 대한 처리가 국내법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국내사업자와 똑같이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 다양한 보완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실련이 고발키로 한 애플의 고객약관은 제품 수리정책과 관련된 부분. 경실련 및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수리약관은 '고객의 계약 해지권 배제' 조항을 담고 있다. "서비스 주문 수령시 애플은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서비스 주문은 취소할 수 없고, 계약도 철회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A씨가 일단 수리 서비스를 맡긴 뒤 다시 반환을 요구했지만 돌려받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정책 때문이라는 게 경실련측 설명이다.
'리퍼폰'(refurbished phone·수리 요구 시 부품을 재조립해 교체해 주는 폰)은 애플의 대표적인 서비스정책으로 애플은 리퍼폰 교환정책을 유지하면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일반 제조사의 경우 스마트폰 화면이 깨지거나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관련 부품만 교체하는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애플은 수리비용이 적은 간단한 고장에도 수리가 아닌 리퍼폰 교환정책을 고수한다.
어쩔 수 없이 비공식AS업체에서 값싸게 제품을 고쳤다고 해도 낭패다. 한번 사설 수리를 받은 적 있는 제품은 이후에는 애플 공식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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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관계자는 "애플의 수리 약관에는 고객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약관이 많고 회사의 면책조항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애플코리아는 "본사 정책과 관련해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불공정 외국계 앱마켓 규정도 철퇴
경실련의 애플 수리 정책 고발은 최근 공정위가 애플, 구글 등 외국계 IT기업의 불공정정책에 대해 잇따라 철퇴를 내리고 있어 그 결과가 더욱 주목된다.
공정위는 이날 외국계 앱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구글플레이' 이용약관 일부가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불공정 조항이라며, 시정조치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품과 교환, 환불이 불가능했던 구글 플레이에서도 이제 환불이 가능해지고, 앱 무료체험 종료 후 자동요금 부과 부분도 '무료체험'이란 문구를 없애고 유료회원에게만 일정기간 무상 서비스와 취소권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바뀐다. 애플의 앱 스토어 계약서 상 사업자가 계약 내용을 변경하거나 추가 조건을 정할 경우 그 내용을 고객에게 미리 통지해야한다.
공정위의 이번 시정은 외국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국내법을 적용해 시정한 대표적 사례다. 외국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으로 인한 피해는 시간적·지리적 제약으로 구제가 더 힘들기 때문에 약관 시정을 통한 피해 방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이번 시정조치를 환영한다"며 "애플 등 외국기업의 불공정약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처리가 필요가 필요하고, 국내 기업과 똑같이 적용 받을 수 있도록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공정위에 자진시정 계획을 밝혔고 조만간 홈페이지 등에 관련 고지 내용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