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권한 불구 "법적 하자 없다"…마사회-시민단체 갈등 방치

용산 화상경마장을 둘러싼 마사회와 시민단체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있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권한만 행사할 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는 14일 용산 화상경마장 논란에 대해 "용산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개장은 적법절차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승인 취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부처 입장에서는 양측의 논란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또 "마사회가 주민들을 상대로 이해에 나서고 있는 만큼 조만간 갈등은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사회가 지난 달 28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에 화상경마장을 시범 개장하면서 이 일대는 개장 저지에 나선 주민들,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심지어 인근 성심여중고 학생들까지 반대시위에 가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사회는 일단 주민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한편 새로운 경영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반대 주민들을 설득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명관 마사회장은 지난 10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3~4개월간 시범운영을 해보고 과거와 같은 장외발매소의 구태가 계속된다면 용산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구태'가 개선된다면 화상경마장 운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제는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농식품부의 태도다. 공기업과 지역사회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나서야 하지만 여전히 마사회 편들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6월 16일 농식품부와 한국마사회에 '용산화상경마장 이전을 철회하라'는 전원회의 권고문을 전달했지만, 농식품부는 같은 달 27일 공문을 통해 '권익위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한국마사회법'에는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운영에 관한 사항은 농식품부 장관의 지도·감독을 받도록 명시돼 있다. 그러나 화상경마장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려는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서울시와 해당 교육청이 이전을 촉구하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도 "여러가지를 광범위하게 검토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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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는 농식품부와 마사회의 특수한 관계에 주목한다. 마사회는 농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마사회 수익금 중 일부는 농식품부 축산발전기금에 사용된다. 화상경마장은 마사회 전체 수입의 72%를 차지하는 주 수익원이다.
화상경마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면 농식품부 축산발전기금에 들어오는 액수도 자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축산발전기금에 들어온 마사회 수익금은 1924억원으로 이는 전체 축산발전기금 1조172억원중 19%에 달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마사회는 농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이들 뿐만아니라 고위직 출신들도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 대표적인 '농(農)피아'라고 할 수 있다"며 "용산 화상경마장 사태가 더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농식품부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