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까지 준공해야할 345kV 송전망 사업의 70% 이상이 아직 착공을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메가특구를 포함해 AI(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대응해 전력망 확충에 나섰지만 주민 반발과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 이대로라면 용인 반도체 산단, 호남권 반도체 산단 등에 대한 적기 전력공급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추가 송전망 건설 현황' 자료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0년 준공 목표인 345kV 송전망 사업은 총 75건이다. 이 가운데 실제 공사에 들어간 사업은 22건뿐으로, 나머지 53건(70.7%)은 사업준비(14건), 입지선정(15건), 인허가(11건), 설계(13건) 단계에 머물렀다.
공사기간이 통상 2~4년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입지선정이나 인허가 단계에 머문 사업은 2030년 준공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용인 국가산단(삼성전자)과 일반산단(SK하이닉스)의 최종 팹 완공 시점을 당초 계획 대비 각각 7년과 12년 앞당기기로 했지만 전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삼성전자 팹 1호기 가동 목표는 2029년이다.
345kV 송전망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대용량 전력을 수도권과 대규모 산업단지로 보내는 국가 핵심 기간망으로, 반도체 산업단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정부는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0G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산단 내 변전소를 신설하고 기존 전력망과 연결하는 345kV 송전선로를 구축하는 내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추가로 2038년까지 345kV 송전선로(회선 기준) 규모를 두 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첨단산업과 AI 데이터센터, 무탄소 전원의 계통 연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 확충이다.
하지만 2030년까지 준공이 예정된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15건(20%)은 입지선정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 2027년 준공 목표인 345kV 동서울-신용인 지중T/L 복도체화, 345kV 동서울-신성남 지중T/L 복도체화 사업 등은 거리가 1~2KM 임에도 아직 설계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전력망 특별법 시행으로 인허가 절차가 일부 개선되더라도 주민 수용성을 높일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첨단산업 전력 인프라 구축이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