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 사이언스] 뇌 회로 연구로 두뇌의 규칙 찾는다

[뉴로 사이언스] 뇌 회로 연구로 두뇌의 규칙 찾는다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08.02 08:18

반복된 인지훈련, 명상법이 두뇌의 능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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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과 타인의 마음(mind)과 행동(behavior)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는 언제나 있었다. 행동 뒤에 존재하는, 쉽게 관찰되지 않은 ‘마음(mind)’을 인지(cognition)라고 이르는 지식의 정보 처리 과정은 물론 정서니 동기니 하는 감정의 정보 처리 과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뇌라 하는 살아 있는 소프트한 기계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이 인간 이해의 실마리가 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살아있는 사람의 뇌 구조나 활동을 측정하여 가시화하는 뇌 과학 이미징 기술의 발전으로 마음-행동-뇌 간 관련성에 관한 지식이 놀랍게 발전했다.

뇌 인지 과학: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

모든 과학 연구의 목표는 보편화한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뇌와 인지의 관계 연구도 그러하다. 우리는 뇌가 누구나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기제를 알고 싶어 한다. 누구라도 같은 정서 과정이나 같은 인지 과정이 일어날 때 뇌의 같은 영역에서 흥분이나 억제가 일어나고 연결된 회로를 따라 전기 및 화학 신호가 전달되는 등 뇌 인지 과학자들은 수십 명으로부터 수백 번의 같은 정신 활동 도중에 일어나는 뇌 활동을 반복 측정, 정신 현상 뒤에 공통으로 일어나는 뇌의 현상을 찾아내고 있다.

그러려면 우리에게 어떤 정신 과정이 일어나는가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이 정신 과정의 이해 자체가 바로 우리 뇌의 활동 결과이며 과학식 이해 과정도 인지 과정의 하나로, 우리의 정신 과정을 정말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뇌 활동이 우리의 의식으로 들어오지 않고 정서나 동기 또는 행동 변화를 야기하기도 하고, 심지어 호르몬 방출 신호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렇게 의식으로 들어오지 않는 정신 과정을 의식 과정의 하나인 인지 과정인 사유만으로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것은 뇌 관찰이라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대단히 어렵다. 의식과 무의식 모든 것의 근거인 뇌의 작동 원리를 연구하는 것이 현대인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의 하나이며, 바로 여기에 뇌인지과학 또는 인지신경과학이라고 부르는 연구 분야의 묘미가 있다. 최근 인지신경과학, 뇌인지과학의 발전은 이전에 생각하기도 힘들어 하던 복잡한 정신 과정을 뇌를 통해 실증 연구가 가능한 영역으로 포함시켜 놓았다.

음악을 듣는 것으로 일어나는 감정이 뇌의 어떤 부분의 활동에서 오는지부터 이타심의 개인차에 신경학의 근거가 되는 뇌의 차이까지 그 주제의 복잡성과 다양성은 계속 늘어갈 것이다. 본문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는가보다 어떻게 연구하는가를 중심으로 인지신경과학 분야의 최근 연구 동향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왜 어떤 사람은 보상에 민감한가

인지신경과학의 최신 경향 가운데 하나는 개인차이(Individual Difference)와 관련된 행동 특성 및 이런 차이의 생물학상 근거가 되는 두뇌 영역, 심지어 개인 차이의 근거가 되는 두뇌 특질 및 유전자 정보의 특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림1. 도파민을 뇌 전체로 보내는 복측 피개 영역(VTA)에서 보이는 성격과 흥분성의 상관관계. 성격 특성에 따라 보상에 대한 뇌의 반응성도 다르다. 학습할 때 정답을 맞히는 경우 적은 금전으로 보상하면 이런 보상 신호에 대한 뇌 영역의 흥분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런 부위의 흥분이 큰 사람의 경우 보상으로 따라온 내용의 학습을 더 잘하는 경향이 있다.(출처: 강원대 심리학과 인지신경영상 연구실)
그림1. 도파민을 뇌 전체로 보내는 복측 피개 영역(VTA)에서 보이는 성격과 흥분성의 상관관계. 성격 특성에 따라 보상에 대한 뇌의 반응성도 다르다. 학습할 때 정답을 맞히는 경우 적은 금전으로 보상하면 이런 보상 신호에 대한 뇌 영역의 흥분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런 부위의 흥분이 큰 사람의 경우 보상으로 따라온 내용의 학습을 더 잘하는 경향이 있다.(출처: 강원대 심리학과 인지신경영상 연구실)

중뇌에는 중독으로 알려진 측핵(Nucleus Accumbens, 그림 1의 NAcc)을 포함해 뇌 전체로 도파민을 보내는 뉴런이 모여 있는 영역이 있다. 이는 복측 피개 영역(Ventral Tegmental Area; VTA)이라고 불리는 영역이다.(그림 1, 왼쪽)

학습 도중에 정답을 맞힐 경우 적은 금전으로 보상해 주었다. 이 경우 성격에 따라 VTA 영역이 반응하는 정도가 다른 것이 관찰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영역의 두뇌 활동이 남보다 더 많이 증가하는 큰 폭의 반응을 보이는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이 영역의 흥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그림 1, 오른쪽)

이처럼 같은 자극에도 두뇌 활성화가 다른 정도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는 바로 우리가 성격이라고 부르는 개인의 특질과 상관이 있다. ‘긍정의 사건에 감동을 잘 받는가’ 등을 설문 조사해 자기가 보고하는 성격을 평가해 볼 수 있는데(외향성 성격을 구성하는 속성의 하나에 대한 속성) 이 점수를 뇌 전체 연구에 통계 수치로 이용해 보면 이 점수와 가장 높은 상관성은 보상 받을 때의 흥분성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도파민 관련 두뇌 영역에서 이러한 상관성이 발견된다.

이런 두뇌 반응과 성격 특성과의 상관성은 학습하는 능력과도 상관되는데 일반 학습의 능력이 아니라 상이 주어진 내용에 대한 학습 능력하고만 관련이 있다. 보상이 주어지는 시점에서 이 부위의 활동이 더 높은 사람은 보상이 따른 내용을 유독 빨리 배우고 다음에도 정답을 잘 맞혀서 더 많은 상을 받게 된다. 그림 1에서 보듯이 두뇌 반응성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다양하다. 즉 유독 어떤 사람만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것이 아니다.

이런 발견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가운데 어떤 사람은 보상만 주어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반면에 보상이 주어진다 해도 주변에 정신 사나운 일이 많으면 이 부위가 별로 흥분하지도 않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되지도 않는 사람도 있고, 이 둘의 중간 정도인 사람도 아주 많다는 것이다. 도파민이 동기와 관련되고, 동기의 개인 차이에는 도파민계의 차이가 있으며 이 뒤에는 유전자 정보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시사점을 주는 연구의 한 사례다.

결국 성격의 차이가 곧 뇌의 차이고, 뇌의 차이가 곧 성격의 차이다. 또 뇌와 성격의 차이는 행동의 차이다. 무엇이 먼저인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질문과 같다. 성격 차이는 어렸을 때부터 있었을까? 다양한 성격 특성의 연구들을 보면 꽤 변하지 않는 개인 성격 차이가 있고(긍정이거나 늘 우울한), 이런 차이는 유아의 뇌 활동 측정치에서부터 관찰된다고 한다.

세상이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진화론 관점에서 또 다른 시사점을 보인다. 즉 어느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다 유용하기 때문에 오늘날 이 지구상에 존재할 것이다. 때로는 보상 여부에 꿈쩍도 않는 성격이 더 유리한 상황도 있고 때로는 보상에 민감한 성격이 유리한 상황도 있으리라는 것이다. 우리 환경은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에게 보상을 주기도 하고 주지 않기도 한다. 스펙트럼의 다양성으로 인간의 개인차가 존재하는 것에는 늘 기능상의 유용성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한 개인의 특성은 지금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인지신경과학은 이런 개인 다양성의 근거가 되는 뇌의 특징을 규명해 간다. 모든 인간의 행동과 사고의 다양성 속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규칙, 즉 두뇌의 규칙을 찾아간다.

두뇌 연결망 연구: 두뇌의 네트워크를 찾아라

또 다른 최근 인지신경과학의 동향은 특정한 두뇌 영역의 기능을 밝히는 것보다 이 영역들의 관계, 그 네트워크(network)의 형태에 주목한다. 뇌는 어느 한 자리가 하나의 정신 과정에 단독으로 관여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든 우리 뇌의 많은 부분이 동시에 흥분하고 억제하면서 관여한다. 여러 두뇌 부위에서 동시에 얻어진 이런 흥분?억제의 활동 양상을 고도의 복잡한 네트워크 분석 기법으로 분석함으로써 뇌가 어떻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 네트워크는 얼마나 활발하게 변화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두뇌 영역들의 활동을 지속해서 측정하고 그 활동의 변화 패턴을 분석해서 유독 활동의 변화 양상이 시간으로 동시성을 띠는 서로 비슷한 부위를 찾아낸다. 이런 부위들은 해부학상 연결성은 아니더라도 기능 간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이 있다고 한다. 요구되는 인지 기능에 따라 비슷한 과제를 하는 도중에도 뇌 영역 간의 기능 간 연결성이 변화하기도 한다.(그림 2)연결망 지도 내에서 두 부위 간의 연결성 강도도 중요하지만 한 부위가 얼마나 다른 많은 부위와 연결성을 띠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어떤 부위가 유독 다른 부위들과 더 많은 연결점이 있다면 이 부위를 통하는 정보 처리가 다소 유효한 지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종의 망 내의 허브(hub) 역할을 하는 부위도 발견되는 것이다. 이런 허브 역할을 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공유하는 다수의 소규모 네트워크 간의 연결망에 어느 정도 심각한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일부 정신질환들이 이런 문제가 아닌지 연구자들은 신경 쓰고 있다.

그림2. 과제에 따라 달라지는 두뇌 영역들 간의 연결망의 변화. 잡음 속에서 입술 움직이는 모양만 보고 문장을 추측하여야 할 때(visual speech), 또는 입은 따로 놀고, 말소리만 듣고 전체 문장의 뜻을 알아차려야 할 때(auditory speech),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입모양과 말소리가 잘 일치하는 정상 동영상을 통해 문장을 알아들을 때(audio-visual speech). 세 조건의 신경망에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말소리와 관련 입모양 정보가 일치할 때는 좌반구 측두엽의 특정 부위(posterior superior temporal gyrus, 회색 화살표 지점)를 통하는 연결들이 많아지는 신경망이 된다. (출처: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김희정 박사)
그림2. 과제에 따라 달라지는 두뇌 영역들 간의 연결망의 변화. 잡음 속에서 입술 움직이는 모양만 보고 문장을 추측하여야 할 때(visual speech), 또는 입은 따로 놀고, 말소리만 듣고 전체 문장의 뜻을 알아차려야 할 때(auditory speech),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입모양과 말소리가 잘 일치하는 정상 동영상을 통해 문장을 알아들을 때(audio-visual speech). 세 조건의 신경망에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말소리와 관련 입모양 정보가 일치할 때는 좌반구 측두엽의 특정 부위(posterior superior temporal gyrus, 회색 화살표 지점)를 통하는 연결들이 많아지는 신경망이 된다. (출처: 서울대학교 핵의학과 김희정 박사)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에 뇌가 활발하게 관여하는 영역에 관한 연구, 이들 영역 간 신경망에 관한 연구와 별개로 아무런 과제가 없는 동안의 두뇌 신경망을 연구하는 것은 생물학에서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뇌는 끊임없이 활동하며, 두뇌의 끊임없는 활동이 멈출 때를 의학상으로 ‘죽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꿈을 꿀 때나 과제를 수행하고 있을 때 두뇌는 끊임없이 활동한다. 과학자들은 특정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인간의 뇌 활동과 정보 처리 과정의 관련성을 추적해 왔다.

최근에는 인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때의 뇌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뇌 인지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 자발로 소통하는 두뇌 네트워크를 알아내는 것이다. 일명 휴지 상태 fMRI(resting-state fMRI)라고 불리는 이 뇌영상 연구법은 3차원인 뇌 구석구석에서 자발로 변화하는 신호를 측정하고 이런 신호들 간에 상관이 있는 영역들을 찾는다. 비유한다면 수백 명이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방에서 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점과 끝나는 시점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무슨 내용인지 몰라도 누가 누구와 주로 수다를 떠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뇌에 특정 인지 과제를 주지 않고(사실은 사람한테) 특정 자극도 주지 않은 상태에서 8~10분 사이의 fMRI 신호를 측정한 것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해부학식으로 축색이나 신경다발을 통하여 연결되는 것과는 다른, 뇌 안의 숨겨진 기능성 신경망을 알아 보는 방법이다. 뇌 전체가 어느 한 지점만 있는 것이 아니니 뇌의 어느 부위를 수다의 중심 지역으로 삼는가에 따라 뇌의 수다 관계 지도가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대한민국 한 개인이 나머지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와 수다를 떠는 강도로 지도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나의 지도는 우리 식구들이 있는 곳에서 가장 강하게 수다 신호가 잡히겠지만 어쩌면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내 이웃집 사람보다 더 높은 수다 강도가 있는 지점으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지도가 뇌 인지 연구에 중요한가? 우선 가만히 있을 때도 우리의 뇌는 늘 몇몇의 주요 네트워크가 팀워크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더 활발해지는 네트워크가 뇌의 중앙선 근처에 앞뒤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를 연구자들은 기본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라고 부른다. 이런 네트워크의 강도가 정신 질환(예, ADHD)이 있는 사람들이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더 약하다는 것도 발견되었다.

두뇌 수다 지도가 두뇌 건강의 척도

이 밖에 정보 처리의 개인차와 뇌가 쉬는 도중에 보이는 연결망의 차이 간 관련성도 보인다. 과제 수행 도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두뇌 부위 A가 있다고 하자. 사람마다 특정 A 부위에서 다른 B 부위로의 자발 활동에서 네트워크의 연결 강도는 서로 다르다. A 부위와 B 부위 간의 자발 활동 연결 강도는 나중에 어떤 특정 인지 과제를 수행할 때 그 사람의 능력 차이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그림 3) 어떤 경우는 성격 차이와 관련이 있기도 하다. 이 자발의 연결성을 찾아가는 두뇌 수다의 네트워크는 엄청나게 큰 두뇌 데이터 세트(data set)다. 이런 연구로 두뇌 수다가 보여 주는 잠재된, 숨겨진 연결망들은 인간의 인지 기능 차이, 성격 차이, 두뇌 건강 차이를 보여 주는 새로운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3) 자극마다 정답 행동이 있어서 그 정답을 선택하면 상을 받고 오답을 선택하면 벌을 받는 피드백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뇌 영역으로 A를 찾아낸다. 이 A 영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자발 연결성이 있는 정도를 조사한다. 그 다음 피드백 학습 성적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유독 A와의 연결성이 높은 영역이 있는지, 성적이 나쁜 사람들에게서 유독 A와의 연결성이 낮은 영역이 있는지를 각각 찾아보았더니 B라는 영역이 발견된다. 
학습을 잘하는 사람(왼쪽 아래 그래프), 즉 뇌가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A 영역과 B 영역이 자발로 수다를 떠는 정도가 잘 일치한다.(내부 연결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됨) 반면에 학습을 유독 못하는 사람(오른쪽 아래 그래프)은 A와 B 영역의 자발성 수다가 별로 관련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출처: 강원대 심리학과 인지신경영상 연구실)
(그림 3) 자극마다 정답 행동이 있어서 그 정답을 선택하면 상을 받고 오답을 선택하면 벌을 받는 피드백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뇌 영역으로 A를 찾아낸다. 이 A 영역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자발 연결성이 있는 정도를 조사한다. 그 다음 피드백 학습 성적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유독 A와의 연결성이 높은 영역이 있는지, 성적이 나쁜 사람들에게서 유독 A와의 연결성이 낮은 영역이 있는지를 각각 찾아보았더니 B라는 영역이 발견된다. 학습을 잘하는 사람(왼쪽 아래 그래프), 즉 뇌가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A 영역과 B 영역이 자발로 수다를 떠는 정도가 잘 일치한다.(내부 연결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됨) 반면에 학습을 유독 못하는 사람(오른쪽 아래 그래프)은 A와 B 영역의 자발성 수다가 별로 관련성이 없음을 알 수 있다.(출처: 강원대 심리학과 인지신경영상 연구실)

뇌 인지의 미래: 뇌 신경망과 뇌의 상태를 훈련한다

이제 뇌 인지 과학은 인간의 인지 과제 수행을 향상시키기 위한 두뇌 훈련 전략을 제안하기도 한다. 마이클 포스너 같은 인지신경과학자는 이런 전략으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Tang and Posner, 2014) 특정 인지 과제(예, 작업기억 과제)를 통한 특정 신경망 훈련(network training)과 명상 기법을 통한 상태 훈련(state training)이다.

전자의 사례로 작업기억 훈련(working memory training)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단기간에 정신을 집중해서 몇 개의 자극 순서를 잘 기억하고 헷갈리지 말아야 하는 유형의 인지 과제를 꾸준히 반복함으로써 특정 과제에 관여하는 신경망을 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주에 걸친 연습으로 특정 두뇌 영역의 활성화 양상이 변화(증가 또는 감소)하고, 뇌의 정보 통로인 축색 수초화(myelination)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시사하는 해부학상 변화도 관찰된다. 그 신경망의 기능이 주의 기능이라든지 집행 기능과 관련되는, 즉 다른 일반 인지 기능에 관여하는 것이라면 한 인지 과제의 훈련으로 향상된 특정 두뇌신경망 전체 또는 그 부분이 쓰이는 다양한 다른 인지 과제 수행 능력이 향상된다는 주장이다.

어쩌면 우리가 교육을 받는 이유가 바로 이런 두뇌 신경망 훈련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때까지 점점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훈련을 받는 이유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거나 나중에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지식 수행을 ‘잘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미래의 다양한 지식 요구를 일일이 준비하기보다는 가장 공통으로 쓰일 만한 우리의 두뇌 신경망 훈련을 받는 것이 교육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평범한 신경망 훈련일수록 더 다양한 다른 과제에 응용될 게 뻔하다. 직업교육(job training)이 아닌 지성을 위한 교육(education)을 상위 교육기관에서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요즘 사람들이 헷갈려 하고 있다.

두 번째 포스너 등이 주목하는 두뇌 훈련의 대상은 뇌의 상태(Brain state) 훈련이다. 뇌 상태는 몇 개의 거대 두뇌 신경망들로 이루어진 어떤 연결성이나 그런 신경망들의 흥분 등을 포함하는 어떤 정해진 두뇌 활동 양상을 말한다. 이때의 신경망은 인지 과제에 사용되는 그런 주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신경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신경망이 아니라 여러 신경망을 동시에 포괄하는 두뇌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으로는 뭐가 있을까? 혈류의 흐름을 좋게 하는 유산소 운동이 뇌의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훈련시키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포스너는 뇌 상태 훈련으로 우리 고대 동양권에서 수련돼 온 유형의 명상법(Integrative body-mind training)을 들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작업 기억 신경망 훈련과 반대로) 뇌 상태 훈련은 노력을 하거나 무엇인가 사고를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중추신경계와 자율신경계(특히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부교감 신경계)의 상호작용으로 ‘고요한 가운데 깨어 있는’ 그런 뇌의 상태를 훈련하는 것에 주목한다. 두뇌 상태 훈련으로 주의는 물론 자기-조절 능력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도 증가한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뇌 상태 훈련은 뇌 인지 방법론으로 측정해 보면 이런 훈련으로 활성화되는 두뇌 부위(전두엽의 전측 대상회를 중심으로 한 중앙선 부위와 피질 하 영역)도 인지 과제로 변화하는 부위(외측 전두엽과 두정엽 같은 주의 관련 신경망)와 다르고, 연결망의 변화가 나타나는 두뇌 영역도 축색의 해부학상 변화 형태도 다르다는 것이다. 인지 기능 훈련뿐만 아니라 마음 상태의 훈련 모두가 건강하게 현대를 살기 위한 우리에게 모두 필요한 훈련일 것이며, 인지 과학은 이 훈련과 함께 일어나는 두뇌 현상을 들여다본다. 어쩌면 뇌를 직접 측정하여 우리 뇌의 특정 신경망 변화나 상태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 훈련을 가속화하키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뇌와 개인의 뇌, 변화하는 뇌뇌 활동을 들여다보면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일어나는 뇌 작동이 있는가 하면 사람마다 다른 방식으로 뇌가 작동하는 부분도 있다. 뇌가 달라서 두뇌 회로의 효율성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똑같은 뇌 회로를 지녔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순간의 생각 방식이 다르거나 느낌이나 동기, 정서 반응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여기에 뇌 인지 연구의 매력이 있다. 즉 뇌를 보면 ‘개인 차이’가 보인다는 것이다. 누구는 왜 더 느리게 과제를 수행하는지, 뇌를 어떻게 작동시키는 사람이 더 일을 빨리 처리하는지, 나중에 실수를 잘 바로잡는지, 작은 보상에도 더 열심히 일하는지, 누구는 더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 이런 사람 간의 차이가 체계화돼 설명 가능한 것이면서 항상 일정한 뇌의 활동과 관련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개인 차이의 근거가 되는 뇌의 차이를 알게 된다. 그러면 바로 그 뇌의 특정 부위가, 회로가 무슨 기능을 하는 것인지 알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런 뇌는 훈련과 경험으로 ‘변화’된다.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또 그 뇌의 변화는 우리의 행동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는 것이 인지신경과학의 과제다.

글= 강은주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강은주 교수 (강원대 심리학과)
강은주 교수 (강원대 심리학과)

고려대 심리학과 학사, 석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생물심리학 박사.

스탠퍼드대 박사후 연수.

2000년부터 서울대 핵의학과 책임 연구원으로 활동하였으며, 2005년부터 강원대 심리학과에 재직하면서 현재 인지신경영상연구실 학생들과 fMRI를 이용한 기억과 학습 관련 개인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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