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국회 안행위 여당 간사 조원진 의원 "원하는 국민에 무작위 주민번호 부여"

주민등록번호를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무작위(임의) 번호'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여당 중심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거나 성범죄 피해자인 경우 제한적으로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무작위 체계로 바꿀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중요한 개인정보들이 포함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될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며 "주민등록번호를 무작위 체계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러나 "모든 국민에 대해 강제로 주민등록번호를 무작위 체계로 바꾸도록 하기는 어렵다"며 "변경을 원하는 국민에 한해 새로운 무작위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주민등록번호제도 개선권고 결정문'이 국회에 제출된 것과 무관치 않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지난 1월 3개 카드사에서 1억건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거의 전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이미 유출된 것으로 보이므로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허용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현행과 같이 개인정보가 많이 포함돼 있는 번호 체계가 아닌 '임의번호 체계'(무작위 난수 체계)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결정문은 '권고'라는 점에서 강제성은 없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체계 개편에 명분을 부여하고 힘을 실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회 안행위에는 이미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무작위 번호 체계로 변경토록 하는 내용의 야당 측 '주민등록법' 개정안들이 회부돼 있다. 법안은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지난 2월 각각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주민등록번호를 생년월일·성별·지역 등 중요한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무작위 번호로 부여토록 하고,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경우 이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행위 야당 간사인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실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무작위 체계로 갈지 여부는 정부안이 나와야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 법안이 나오면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과 병합 심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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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체계 개편 방안에 대해 9월 공청회를 거쳐 연말까지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를 임의번호 체계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기존의 주민등록번호 체계가 워낙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는 점에서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비용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부터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주민등록번호의 수집과 제공이 전면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최고 3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대신 정부는 이날부터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본인확인 수단인 '마이핀'(My-PIN) 발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핀은 이미 온라인에서 본인확인 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아이핀(I-PIN)의 오프라인 버전으로, 개인식별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13자리의 무작위 번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