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

치열해지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2014.09.15 11:20

기업 고객이 돌파구… 국내 기업 차별화 전략 시급

누구나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누구나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난 7월 구글은 2TB(테라바이트)의 저장 공간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발표했다. PC와 노트북용 하드디스크 시장에서 여전히 1TB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파격으로 제시된 서비스다. 현재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TB급 서비스 비용은 100~500달러 정도 된다.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는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사용자 확보를 위해 벌이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구글의 다급함을 보여 준다.

구글과 MS의 가격 인하 경쟁

TB급 클라우드 스토리지 경쟁은 이미 지난해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신규 사용자 확보를 위해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TB급 서비스 제공을 경쟁한 것이다. 현재 바이두는 2TB, 텐센트는 10TB, 치후360은 36TB를 각각 서비스하고 있다. 지금은 용량이 추가되지 않고 해외 사용자도 제한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지금은 미국의 IT 기업들이 중국과 비슷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가격을 경쟁하듯 인하하고 있다.

시작은 구글이었다. 구글은 ‘구글 드라이브’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1억 9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 기세를 몰아 3월에는 구글 드라이브 100GB(기가바이트) 가격을 한 달에 4.99달러에서 1.99달러로 인하했다. 또 6월에는 월 10달러에 무제한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구글 드라이브 포 워크(Google Drive for Work)’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이름처럼 업무를 위한 서비스로 동기화 및 공유 기능, 파일 관리 기능은 물론 사용자 및 단말기 관리, 보안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이는 기존의 개인 사용자는 물론 그동안 다소 소홀히 다룬 기업 사용자들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2TB 무료 제공 서비스도 같은 맥락이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위해 판주라(Panzura)라는 스타트업과 협력한다. 판주라는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주는 회사다. 보통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 파일을 이용하려면 사용자는 파일을 자신의 컴퓨터에 내려 받거나 ‘구글 독스’ 같은 스토리지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뷰어나 편집기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판주라를 이용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SW를 이용해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있는 파일을 사용할 수 있다. 그만큼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편의성이 높아진다. 구글은 판주라와의 협력으로 기업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편의성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의 움직임에 자극 받은 MS도 7월부터 구글 드라이브의 경쟁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가격을 구글과 똑같은 100GB에 1.99달러로 책정했다. 동시에 무료 계정의 저장 공간을 7GB에서 15GB로 늘리고,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 파일을 편집할 수 있도록 ‘MS오피스 온라인’ 연계를 강화해 서비스하고 있다. 또 오피스365 사용자에게는 1TB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단순히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MS오피스와 연계해 익숙한 환경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가격 인하로 수익성은 악화

많은 IT기업이 저렴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는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고객의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일단 대용량 저장 공간에 이끌려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사용하게 되면 저장된 데이터를 다른 저장소나 서비스로 옮기기가 쉽지 않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용량이 사용자들의 하드디스크 용량보다 크기 때문에 모든 클라우드 데이터를 내려 받으려면 여분의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특히 많은 데이터를 취급하는 기업의 경우 데이터 이전이 더 어렵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대표 업체인 드롭박스는 사용자가 3억 명이 넘고 기업가치도 1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선발 주자의 이익을 누리는 곳 가운데 하나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운영 기술을 축적했다. 2006년에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에는 전년보다 80% 이상 증가한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과 MS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가격 인하는 아마존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가격 인하 경쟁으로 해당 서비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은 점점 공짜를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분기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아마존이 공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AWS가 포함된 기타(Other) 부문 매출은 11억 6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매출 12억 400만 달러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물론 2분기 AWS 매출은 2013년 2분기 매출 8억 4400만 달러에 비해 3억 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매분기 AWS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출 하락은 공세로 돌아선 MS와 구글 등의 시장 확장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아마존 서비스의 가격 인하가 원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고객은 지난해에 비해 90% 가까이 증가했지만 아마존은 경쟁을 위해 서비스 이용 가격을 65%까지 낮췄기 때문이다.

기업에 집중하는 클라우드 기업

클라우드 스토리지 가격 하락과 수익 악화는 드롭박스나 박스 같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전문 업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많은 고객을 확보해 잠재력은 인정받았지만 수익 모델이 완성되기 전에 클라우스 스토리지 가격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013년 드롭박스는 2억 5000만 달러, 박스는 3억 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하지만 수익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드롭박스의 경우 가입자는 많지만 대부분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사용자여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박스의 상황도 쉽지 않다. 박스는 2011년 5000만 달러, 2012년 1억 900만 달러, 2013년 1억 6900만 달러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비록 많은 투자를 받아서 버티곤 있지만 여러 해 동안 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을 찾지 못하면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업체는 기업으로 눈을 돌려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다. 드롭박스는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통해 협업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드롭톡, 줄립 등의 서비스를 인수했다. 드롭톡은 지인들과 링크를 공유하는 서비스, 줄립은 기업용 채팅 서비스다. 기업용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드롭박스의 의도를 잘 보여 주는 인수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드롭박스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기능을 추가하는 등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박스도 최근 보안을 강화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등 기업 고객을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박스는 유료 고객과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1분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의 경우 포털 서비스 업체와 통신사가 개인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네이버의 ‘N드라이브’, 다음의 ‘다음 클라우드’, SK텔레콤의 ‘T클라우드’, KT의 ‘U클라우드’, LG유플러스의 ‘U+ 박스’ 등이 대표 서비스다. 2013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서도 이들 기업이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구글, MS, 애플, 네이버, 다음, 드롭박스 등 여러 IT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 MS, 애플, 네이버, 다음, 드롭박스 등 여러 IT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웹하드 수준

포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한국의 클라우드 이용 방식이 웹하드 용도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조사에서 N드라이브 사용자 가운데 네이버 메일을 1순위 이용 메일로 이용하는 응답자가 57.1%였으며, 다음클라우드도 이용자의 52.7%가 다음 메일을 1순위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사용자들이 같은 업체의 메일과 클라우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웹하드로 이용하고 메일을 통해 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어 자칫 관련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은 개인정보보호, 데이터 백업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재, 낮은 업무 이용 등의 원인 때문에 7%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은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단지 데이터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개념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만큼 진흥책을 마련하고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도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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