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과 스타트업의 두 얼굴…"투자 전후 달라져"

엔젤과 스타트업의 두 얼굴…"투자 전후 달라져"

이해진 기자
2014.10.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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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밀당]스타트업과 엔젤투자자 간의 갈등

[편집자주]  벤처인이 겪는 고충과 애환, 웃음과 환희 등 밀당 스토리를 진솔하게 전해드립니다.

#스타트업 대표 A씨는 요즘 악마로 돌변한 엔젤투자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감 놔라 배 놔라’ 투자자가 경영에 간섭하는 걸 참지 못해 갈등을 빚은 후, 투자자가 주주권 행사를 핑계 삼아 노골적으로 그를 괴롭혀와서다. 투자자는 이사 파견권 발휘를 명분으로 재무담당 이사를 파견, 연구개발비 등 정당한 자금 운용까지 방해했다. 회계장부 열람권을 주장하며 갑자기 지난달 회계내역서를 요구하는 등 시도 때도 없는 요청에 팀원들이 동원되면서 업무에 지장을 빚고 있다.

#10억대 투자계약을 앞두고 있던 스타트업 대표 B씨는 예기치 못한 복병에 계약이 엎어질 위기에 처했다. 기존 엔젤투자자가 새로운 투자를 용인할 수 없다고 나서면서다. '무조건 원금 회수'를 주장하는 투자자에게 투자는 법리적으로 원금 회수가 불가능함을 알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엔젤이 새 투자 계약 건을 인질삼아 투자 원금을 챙기려 작정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천사(엔젤)에서 악마로 돌변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바로 '엔젤 투자자'입니다. 자본금 부족에 허덕이는 스타트업들에게는 말 그대로 '천사'와 같은 존재여야 할 엔젤이 경영권을 두고 스타트업과 갈등을 빚으며 악마로 돌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엔젤들은 고의로 스타트업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후속 투자를 용인하지 않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설립 초기 스타트업의 미래 가능성만을 보고 투자해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의 성과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천사라 이름 붙은 엔젤투자자들이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마냥 투자자만 '나쁜 놈'으로 몰아붙여선 안된다는 항변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한 한 엔젤은 "소액이기는 하나 자금을 투자한 엔젤로서는 사업 진행사항에 관심을 두는 게 당연하다"며 "그러나 투자 전 그렇게 많이 연락하던 스타트업 대부분은 돈을 받은 뒤, 태도를 바꿔 주주의 의견을 무시하고 연락조차 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계좌에 숫자 찍히기 전과 후의 태도가 너무나 다른 '배은망덕'한 스타트업이 엔젤의 화를 돋운다는 겁니다.

두 얼굴의 스타트업이 두 얼굴의 엔젤을 만들었다는 주장인데요, 여러분은 누구의 잘못이라 생각하시나요?

스타트업과 엔젤 간 분쟁을 다루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봤더니,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이해관계의 차이'"라는 다소 교과서적이고 법률가다운(?) 답이 돌아옵니다. 이어 법률 전문가들은 엔젤과 스타트업 간 이해의 폭을 좁힐 것을 추천했습니다.

법무법인 세움의 정호석 변호사는 "엔젤투자자와 스타트업 간 이해관계의 차이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무엇보다 처음 투자 계약서 작성 시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서로 원하는 바를 분명히 해 계약 내용을 점검하고, 계약 체결 후에는 계약 내용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법무법인 한중의 조우성 변호사는 "약속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땐 투자자가 사기나 횡령, 배임 등의 형사고발을 하기도 한다"며 "스타트업은 반드시 약속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비전을 제시하고 계약내용을 정해야하며 투자유치 후에도 투자자에게 사업 진행 정보를 알리는 등 투자자와 돈독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우리 자기~' 깨가 쏟아지게 행복을 볶아대던 연인들도 작은 입장 차이 하나로 돌연 '사랑과 전쟁'을 찍곤 합니다. 이에 대한 숱한 연애 지침서들의 답은 바로 "연인과 많은 대화를 나눠라"입니다. 하물며 무한한 신뢰나 애정이 아닌 돈이 오가는 비즈니스 관계에서 '소통'은 얼마나 중요할까요? 악마의 얼굴을 보기 전에 미리미리 서로의 입장 차이를 줄여나가는 게 스타트업과 엔젤의 아름다운 만남을 위한 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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