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리 3.5% 유의"…李 대통령, 부동산에 '한은 카드' 꺼낸 까닭

"내년 금리 3.5% 유의"…李 대통령, 부동산에 '한은 카드' 꺼낸 까닭

최민경 기자
2026.08.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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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 2026.08.28.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 2026.08.28.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 수요를 향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경고장으로 꺼내 들었다. 저성장 탈피로 금리 정상화 여건이 마련된 만큼 빚을 내 집을 사면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비용 상승과 (주택) 가격 하락을 동시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세제 규제에 통화 긴축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 집값 상승 기대를 꺾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30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투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언론 기사에 나온 '내년 1분기 한은 금리 3.5% 예상' 부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는 정부가 관여하지 않으며 관여도 못 하게 돼 있다"면서도 "금리 정상화를 가로막던 저성장이 신속하게 극복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려 연 3.00%까지 높였다. 반도체 호황이 소득과 소비로 확산하면서 수요 측 물가압력이 커지고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금리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면서도 금리 상승이 차입과 위험 선호를 낮춰 금융 불안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금리를 언급한 것도 부동산 투기의 핵심 동력인 레버리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진다. 대출을 활용한 주택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한편 상환 여력이 부족한 차주가 보유 주택을 매각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대통령이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 낙찰률을 함께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연체와 경매가 늘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일 수 있으니 추가 차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다. 공급 확대와 투기수요 억제, 고금리가 동시에 작용하면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기대도 흔들릴 수 있다.

실제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도 지난 5월보다 높아졌다. 향후 6개월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에는 연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연 3.50% 6개, 현 수준인 연 3.00% 5개가 찍혔다. 지난 5월 연 3.00%에 몰렸던 전망의 중심이 연 3.25%로 이동하면서 25bp 한 차례 추가 인상이 기본 경로로 떠올랐다.

다만 6개월 내 두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도체 호황이 내수와 근원물가를 예상보다 강하게 끌어올릴 경우 내년 1분기 연 3.50%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긴축 기조를 용인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추가 인상에 따른 한은의 정치적 부담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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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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