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비타민]<1>양보해야 한다면 'if'를 활용하기

# 스타트업 김대표는 어렵게 00실업과 납품계약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00실업 김부장이 예상치 못한 요구를 해왔다.
"김대표, 계약상으로는 2달 후에 납품하기로 돼 있는데, 우리 회사 사정이 좀 급해서요. 한 달 내로 납품해 주면 좋겠습니다. 이 거래를 이끈 제 얼굴을 봐서라도 부탁 좀 합시다"
김대표는 김부장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계약체결을 위해 김부장이 힘써준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예쓰(yes)"하는 게 맞다. 회사 개발팀과 협의하면 납기일 단축은 크게 문제돼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그동안 계약체결을 위해 노력해준 김부장의 호의에 보답하는 측면에서 생색을 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김대표는 시원하게 "네! 그렇게 하죠!"라고 답해야 김부장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부장의 요구를 들어 주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김대표가 덥석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그렇게 쉽게 양보해 버리면 상대방은 쉽게 얻어낸 것의 가치를 크다고 생각하지 않아 별로 고마워하지 않을 것이고 그럼 기껏 마음을 써준 김대표의 노력은 크게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김부장은 또 다른 무언가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다면, 양보를 하긴 하되 '전략적 양보'를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래와 같이 세가지 전술로 접근해 보자.
"아, 그런 사정이 있으시군요. 제 입장에서는 당연히 김부장님의 요구를 들어드리고 싶습니다(Good guy bad guy 전술). 그 동안 정말 많은 편의를 제공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납기 관련해서는 개발 파트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데 요즘 주문이 밀려서 개발팀장 신경이 아주 날카로워져 있습니다. 개발팀장을 설득해야 합니다(핑계대기 전술). 김부장님이 제게 힘을 좀 실어주시지요. 00실업에서 뭔가를 하나 더 주신다면 제가 그걸 갖고 내부에서 설득해보겠습니다(if 전술).”
즉, '내가 양보를 하면(if), 당신은 무엇을 해 줄 수 있겠는가'라는 점을 물어 보는 것이다.
김대표가 이런 대응을 보이면 김부장으로서는 '아, 이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껴 다른 보상(결제를 좀 더 빨리 해준다거나, 추가 구매를 약속하는 등)을 조심스럽게 제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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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인 김대표는 내가 양보할 때 상대도 그에 걸맞는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어야 한다. 내가 양보하면 상대방은 당연히 내 양보의 가치를 평가해주고 자신들이 알아서 '선의의 양보'를 할 것이라 낙관하면 손해보기 십상이다. 의외로 젠틀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비즈니스 관계에서 영원히 을(乙)인 스타트업도 '밀당'할 기회가 오면 놓치지 말고 해야 한다.
▷조우성의 3줄 어드바이스

1. 상대방이 양보를 요구할 때 아무 조건 없이 덥썩 양보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다.
2. 나는 양보하고 싶은데 다른 사정 때문에 양보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라.
3. 우리가 양보하면 상대는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정중하게 물어보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밑져야 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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