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인 없어요…불 나면 옆 단지에서 알려줍니다"

"관리인 없어요…불 나면 옆 단지에서 알려줍니다"

진경진 기자
2015.01.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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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 서울시의 '도시형생활주택' 안전점검현장 가보니]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유니트로'. /사진=진경진 기자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유니트로'. /사진=진경진 기자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앞에 서울시 공무원과 SH공사 직원, 소방방재 외부 전문가 등 5명이 모였다. 최근 경기도 의정부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도시형생활주택의 안전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자 서울시가 긴급 점검에 나선 것.

도시형생활주택은 이명박 정부가 서민주거안정을 명분으로 당시 건축법을 대폭 완화해준 규정을 적용받아 대규모로 공급됐다.

대형 화재로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벽은 스티로폼이 단열재로 들어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마감됐고 건물간 간격(이격거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 도시형생활주택 '유니트로'. / 사진=진경진 기자
서울 강서구 방화동 도시형생활주택 '유니트로'. / 사진=진경진 기자

이날 점검대상은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1번 출구 바로 옆인 강서구 개화동로21길 49(방화동 847번지)에 위치한 도시형생활주택 ‘유니트로’. 지하 3층~지상 13층 75가구로 구성됐으며 보증금 2000만원에 월 임대료는 15만~20만원 수준이다.

점검은 옥상부터 7층의 공가(空家), 6층 피난 계단, 1층 방재실 등의 순으로 실시됐다. 평소 잠겨있는 옥상은 화재 발생시 자동으로 문이 열리게 돼 긴급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피난로프를 걸고 내려갈 수 있는 고리도 설치했다.

다만 주민이 개별적으로 준비하거나 배급받아야 한다. 전용면적 12㎡ 크기인 원룸 내부에는 스프링클러 3개와 연기 감지기, 가스 긴급차단기 등이 설치됐다. 화재가 발생하면 피할 수 있도록 비상계단도 2곳이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점검은 소방시설을 설치했다고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강병호 소방기술사회장은 “방안에는 스프링클러가 3개 설치돼 있고 화재가 감지되면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쏟아지게 된다”며 “연기 감지기는 1년이나 6개월에 한번씩 연기 테스트를 해야 한다. 가스밸브도 열 감지가 되면 자동 차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설비들이 제대로 작동되는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방 안에는 별도의 베란다가 없어 화재나 재난 발생시 곧바로 탈출이 어렵고 복도 베란다 건물 양 끝에 있는 계단을 통해서만 대피해야 한다. 완강기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완강기는 남성들도 두려워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반드시 설치하지 않아도 소방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유니트로' 옥상. /사진=진경진 기자
'유니트로' 옥상. /사진=진경진 기자

'유니트로' 복도. /사진=진경진 기자
'유니트로' 복도. /사진=진경진 기자

원룸 내부 창문. 화재 발생시 깨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구조다. /사진=진경진 기자
원룸 내부 창문. 화재 발생시 깨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구조다. /사진=진경진 기자

상주하는 관리인도 없었다. 관리비가 올라간다는 이유로 입주자들이 거부했다는 것이다. 대신 소방관계자들이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며 점검하는 식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점검에 참여한 한 소방 관계자는 “화재 발생시 인근 SH공사 아파트에 상주하고 있는 관리인이 달려와 안내방송 등을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지어놨지만 완벽하지 않으니 지금 부족한 것들을 찾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해명했다.

시는 이날 강서구 방화동 도시형생활주택과 양천구 신정도시마을 2곳에서 공개 현장 안전점검을 했고 20일에도 착공전 사업장 6곳의 설계도서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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