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샵, 판매공간에서 체험공간으로 변신 중

리테일 샵, 판매공간에서 체험공간으로 변신 중

테크엠 편집부
2015.03.10 05:55

UX 心포니 - 인터랙티브 리테일 샵

리테일 샵이 달라지고 있다. 아마존이나 쿠팡같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쇼핑하는 소비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거리의 오프라인 리테일 샵은 급격히 위축됐다. 고령 고객만 찾는 백화점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같은 맥락이다.

애플샵을 효시로, 리테일 샵은 소비자를 다시 불러들이려는 노력들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기존 리테일 샵은 상품 판매를 위한 공간이었지만, 애플샵은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역할을 바꿨다.

그동안 판매점은 제품에 손자국이라도 남을까 싶어, 제품을 유리 상자 안에 넣어 두고 바라보게만 했다. 그런데 애플은 제품을 큰 테이블 위에 죽 펼쳐놓고 마음껏 만져보도록 했다. 물건을 안 산다고 불편하게 하지도 않는다.(이 글에서는 이 같은 개념의 의미로 ‘매장’ 대신 ‘리테일 샵’이라고 썼다.)

최근 리테일 샵들은 사용자경험(UX) 기반의 인터랙티브 기술을 융합해 애플샵을 넘는 새로운 미래 공간으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흡사 모바일이나 웹사이트, 영화같은 몽환적 경험을 주기도 하고 게임처럼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즉, 직접 몸으로 상품·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체험(use experience)이다.

때로는 비콘과 스마트폰 기술을 이용해 전통 매장이 주기 어려웠던 상세한 제품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우리 연구실이 개발했던 사물인터넷 서비스처럼 제품을 고를 때 소셜 네크워크 서비스(SNS)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O2O(Online to Offline)도 있다. 특정 상품과 연관된 상품정보, 재미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리테일 샵의 인터랙티브 샵으로의 변화는 사용자에게 브랜드를 체험하게 하면서 이들을 리테일 샵으로 유인하는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다양한 사례 중 우리나라에서도 보편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런던 이나모 레스토랑, 인터랙티브 테이블
런던 이나모 레스토랑, 인터랙티브 테이블

기존 매장에서는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옷을 입거나 가방을 맨 후, 거울을 보더라도 뒷모습은 볼 수 없었다. 미국 최고급 백화점 중 하나인 니만 마커스의 인터랙티브 리테일 샵은 소비자가 맘에 드는 옷을 입으면 자신의 360도 모습을 모두 볼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거울’ 을 설치했다.

그리고 고객들이 피팅룸과 매장을 반복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번거로움을 감소시켜 주기 위해 같은 상품의 다른 색상을 다시 입어보거나 매 보지 않아도 마치 갈아입은 것과 같은 여러 가지 색상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샵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자신이 다양한 옷을 입은 모습을 지인들과 즉시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오이지소프트가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나이, 성별에 따른 차별화된 제품정보를 제시했다. 연세대 인지공학 스퀘어는 안구추적을 통해 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용자의 구매의도를 예측하는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런던의 이나모(INAMO) 레스토랑에서는 인터랙티브 테이블에 메뉴의 이미지, 가격 등 메뉴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주문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인터랙티브 테이블의 이러한 기능은 레스토랑에 손님이 많을 때 메뉴를 취소, 추가, 변경하기 위해 점원을 부르면서 느꼈던 심리적 불편함을 해소시켜줄 수 있다.

또 주문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실시간 주방 상황 보기’ 기능은 고객이 레스토랑의 주방을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레스토랑의 신뢰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인근의 대중교통 정보 제공, 택시 예약 등 고객들에게 유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해 이 레스토랑이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이는 재미와 유용성 그리고 진정성 모두를 제공해주는 사례다.

니만 마커스 백화점(미국), 디지털 거울
니만 마커스 백화점(미국), 디지털 거울

대형 화장품 소매점 중 하나인 세포라 상하이 샵에서는 사용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향수 상품의 향기를 체험할 수 있게 해 준다. 소비자가 샵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캐주얼(Casual)’, ‘시크(Chic)’, ‘장난기 많은(Playful)’, ‘중독성 있는(Addictive)’ 중 자신이 원하는 향기 콘셉트를 선택하면, 브랜드에 상관없이 선택한 콘셉트에 해당하는 향수를 보여준다. 시향 요청 버튼을 누르면, 모니터 주변에 설치된 나팔관 형태의 분무기를 통해 소비자가 선택한 향수를 뿌려준다.

이 과정을 통해 소비자는 다양한 향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브랜드 별로 향수가 진열돼 있어 발생했던 제약점 즉, 향수 브랜드를 잘 모르는 고객이선물을 위해 샵에 갔을 때 브랜드를 먼저 선택해야 해서 겪는 불편함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향과 유사한 다양한 상품의 정보를 제공해줘 자신의 취향 내에서의 상품 경험을 폭넓게 해준다.

미국 세포라 화장품 체인점의 인터랙티브 향수 바
미국 세포라 화장품 체인점의 인터랙티브 향수 바

인터랙티브 향수 바는 최신 기술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상품을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줄 뿐 아니라 놀이처럼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매장의 인지도와 젊은 감각의 브랜드 정체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리테일 샵이 진화하고 있다.

판매를 위한 소비자 경험의 한계를 넘어, 브랜드와 상품을 사용하는 체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리테일 샵을 디자인하고 있다. 다만 최신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차별화된 사용자경험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사용자와의 진정한 교감을 할 수 있는 인터랙션은 사용자의 마음을 담아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스토리, 브랜드의 특성과 행동의 일관성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에 만족한 사용자는 그 브랜드와 자신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결국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욕구를 자극하여 판매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글 연세대학교 UX 랩(박성원, 양혜린, 조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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