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낙태·단종' 한센병 환자들, 국가 상대 손배소 또 승소

'강제낙태·단종' 한센병 환자들, 국가 상대 손배소 또 승소

황재하 기자
2015.05.20 14:15
서울중앙지법이 강제 낙태 또는 단종 피해를 입은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한국한센총연합회 및 한센인권변호단 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서울중앙지법이 강제 낙태 또는 단종 피해를 입은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한국한센총연합회 및 한센인권변호단 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강제 낙태 또는 단종 피해를 입은 한센병 환자들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김종원)는 20일 강모씨 등 17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강제단종 피해자들에게 1인당 3000만원, 강제낙태 피해자들에게 1인당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소송을 제기한 이들 중 39명에 대해서는 강제 단종·낙태 피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 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한센인들에 대한 냉대와 멸시는 그들에게 사회로부터 배제되고 인간으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심한 정신적 고통과 모욕감을 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원고들이 겪은) 정관절제수술과 임신중절수술은 인간 본연의 욕구와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을 정당한 법률상 근거 없이 제한하면서 오히려 죄의식을 갖게 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이라며 "반인권적·반인륜적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1940~1980년대 국립 소록도 병원과 익산 소생원 안동성좌원, 부산 용호농원, 칠곡 애생원에서 단종 또는 낙태를 당했다. 2007년 제정된 '한센인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생활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 끝에 한센병 환자들의 피해 사실을 인정했다.

피해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2년 1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앞서 광주지법 순천지원도 지난해 4월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고, 광주고법도 같은 해 10월 마찬가지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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