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교조는 법외노조, 단체협약 이행 유보"
전북, 경남, 충북 등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당선된 시·도교육청들이 방학 기간 교사의 강제 근무를 폐지하면서 일선 학교 현장의 혼란이 발생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시·도교육청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 사항에 따른 것이다.
교육청은 강제로 교사 근무를 배정할 경우 행정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이기 때문에 이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14일 교육부 및 일부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최근 각급 학교에 '재량휴업일 등 교사의 일직성 근무 폐지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이 지역 전교조와 지난해 단체협약을 맺고 교사의 방학 중 근무와 재량휴업일, 기타휴업일의 일직성 근무 등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교사의 업무 경감을 위한 조치다.
문제는 도교육청의 공문과 정반대되는 교육부 공문이 비슷한 시기에 발송됐다는 점이다. 지난 2일 교육부는 '대법원 결정에 따른 교원노사관계 업무 안내' 공문을 발송, "전교조는 현재 교원노조법상 노동조합의 지위를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단체협약 및 이행 점검 등을 유보해 달라"고 도교육청에 안내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3일 도교육청은 또 다시 일선 학교에 "협약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학교장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는 점을 명시한 공문을 보냈다.
현장에서는 도교육청과 교육부 둘 중 어느 쪽 의견을 따라야 할지 혼란인 상태다. 전북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는 방학 중에도 방과후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간혹 긴급히 처리해야 할 공문도 내려온다"며 "관내 학교 중에서는 교감이 없는 곳도 114개교나 되는데 이런 학교들까지 전교조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교장 혼자 모든 업무를 다 봐야하는 상황이라 안전 문제 등에서 구멍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일직 근무에 대해 갈등을 빚는 사태는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경남, 충북 지역에서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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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교육감은 전교조와의 단체협약을 지키겠다고 공언해 교육부와 노선이 다름을 분명히 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10일 간부회의에서 "단체협약이나 정책협의 등은 그 단체의 지혜를 빌려 도교육청의 방침으로 정한 개혁안이고 비전"이라며 전교조 충북지부와의 단체협약을 지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에서는 지역교육청의 방침을 따르면서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경남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교장이 희망자를 받아 근무조를 짜는 등 운영의 묘를 발휘한 곳도 있지만, 교사 수가 적고 전교조의 뜻에 동의하는 교사가 많아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소규모 학교에선 업무 공백을 걱정하는 교장도 많다"고 전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법외노조도 기관과 단체협약을 맺을 수 있다는 판례가 있으므로 협약사항은 유효하다"며 "방학 중 교사의 근무 여부보다도 교육부와 교육청의 엇갈린 공문이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