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 공격을 계기로 국내기업을 상대로 한 외국계 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와 관련, 국내 기간산업의 핵심기술 보호를 위해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이 시행됐지만 법 적용대상을 제한적으로 설정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현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의 유출이 우려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심의를 거쳐 해외 인수·합병 등에 대해 중지, 금지, 원상회복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1년 2월 대표발의한 개정안으로 그해 6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입법화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인수·합병 등을 통한 국가핵심기술의 유출방지 곤란 등 현행 법률에 나타난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국내 시공능력 1위 삼성물산이 경영권 위협에 직면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보유한 핵심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정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지정한 국가핵심기술이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조선 △원자력 △정보통신 △우주 △생명공학 8개 분야 55개 기술에 한정돼서다. 법 소관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기술은 대체로 건설분야여서 국가핵심기술 적용에 해당이 안된다"며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했는지는 전문위원회의를 통해 확정되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보유한 시공기술이 기계 및 전기전자를 망라하는 만큼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실제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건설한 세계 최고층건물 '부르즈할리파'는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정보(GPS)기술, 진동저감장치 등 첨단기술의 집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을 정해두고 외국인 투자를 규제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해외 인수·합병 등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선 외국인투자촉진법이 주로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국가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히 저해할 경우' 외국인 투자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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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hy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