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70'…과학기술도 세월가니 情 들었네

'응답하라 1970'…과학기술도 세월가니 情 들었네

일산(경기)=류준영 기자
2015.07.29 03:20

'과학창조한국대전' 개막…포니차·D램 반도체 등 '광복 70년 과학史' 한눈에

전시된 통일벼/사진=류준영 기자
전시된 통일벼/사진=류준영 기자

"1970년대는 미국 식량 무상원조가 끊기고, 석유 파동 때문에 식량 사정도 말이 아니었지. 전체 곡물의 3분의 1(100만톤)이 수입이었어. 농약도 귀했던 탓에 벼 목도열병 때문에 제대로 수확도 안 됐지 뭐야. 통일벼 덕에 걱정을 덜었지."

28일 막을 올린 '과학창조한국대전'을 찾은 한 은퇴과학자는 이렇게 말하며 과거를 곱씹었다. 그랬다. 병충해에 강하고 많은 수확량을 올릴 수 있는 벼 품종 개발이 절실했다. 그 때 등장한 게 '통일벼'다. 굶주린 국민들을 위해 과학자들은 우수 품종 벼가 있다면 세계 어디든지 찾아가 묻고 배웠던 시절이었다.

전시된 '포니 자동차'/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전시된 '포니 자동차'/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광복 후 70년의 과학기술 성과를 실물 또는 모형으로 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마련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광복 70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을 되돌아보고, 미래과학 30년을 조망하는 '제19회 과학창조한국대전'을 이날부터 내달 2일까지 엿새간 진행한다. 과학대전은 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매년 열어오던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의 규모를 확대한 것이다.

행사 주제도 '광복 70년, 과학기술이 이끄는 새로운 도약'. 광복 이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전시를 마련했다. 못 먹고 살던 시절인 1960~1970년대에 국민들의 숙원을 해결한 과학성과물 전시는 이른바 '응답하라 1970'란 이름의 과학드라마처럼 펼쳐졌다.

특별전시장 한쪽엔 낡은 자동차. '포니 자동차'다. 현대자동차가 1975년부터 10년 간 생산한 후륜구동차로 우리나라 첫 양산형 고유 모델차이다. 한 관람객은 "이 차 한 대 있으면 남부럽지 않은 부자로 통하던 시절이었다"고 기억했다. 김승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포니는 자동차 공업 자립의 상징이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도약의 발판이 되어줬다"고 평했다.

한탄 바이러스 백신/사진=류준영 기자
한탄 바이러스 백신/사진=류준영 기자

다른 한 쪽엔 '한탄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한탄강 유역에서 폭발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해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당시 이호왕 박사팀은 그 지역에서 채집한 2000~3000마리의 등줄쥐 표본을 연구 분석해 병원체를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했다. 전시 관계자는 "이 박사의 연구가 없었다면 유행성출혈열이란 바이러스 재앙으로 더 많은 사람이 죽거나 피해 입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된 흑백TV/사진=류준영 기자
전시된 흑백TV/사진=류준영 기자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박스컵 축구와 고교 야구를 보며 이웃 주민들과 신 나게 응원했던 '흑백텔레비전' △동전을 들고 공중전화로 달려가는 설렘을 안겨준 '국산 전자식 전화교환기 TDX-1' △반도체 일등국 도약을 이끈 'D램(RAM) 반도체' 등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유품들이 '6070 세대'의 강렬한 향수를 이끌었다.

전시장은 '타임머신'과 같은 콘셉트로 꾸며졌다. 옛 과학유물 전시와 더불어 미래과학 30년을 내다보는 미래창조관에선 재난대응 인간형 로봇 '똥말', 실시간 촬영을 시연하는 드론(무인비행기), 고해상도 가상현실(VR) 등의 첨단 기술이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을 반겼다.

(왼쪽부터)KAIST 로봇 '휴보'와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기기/사진=류준영 기자
(왼쪽부터)KAIST 로봇 '휴보'와 삼성전자의 가상현실 기기/사진=류준영 기자

첨단과학기술 체험관에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IoT) 관련 혁신제품, KT가 5세대(G) 실용화 제품, 삼성전자가 스마트 기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행동패턴 인식 로봇' 등의 제품을 내놔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의 면모를 보여줬다.

SK텔레콤의 가상현실 체험부스(사진 上)과 모바일 오케스트라(사진 下)/사진=류준영 기자
SK텔레콤의 가상현실 체험부스(사진 上)과 모바일 오케스트라(사진 下)/사진=류준영 기자

(왼쪽부터)각종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이동형 무한상상실 '팹랩 트럭'과 체험형 공작소/사진=류준영 기자
(왼쪽부터)각종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이동형 무한상상실 '팹랩 트럭'과 체험형 공작소/사진=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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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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