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돌아간 카톡의 해외 진출… '국가별 특화'로 승부

실패로 돌아간 카톡의 해외 진출… '국가별 특화'로 승부

서진욱 기자, 홍재의 기자
2015.09.29 08:27

[다시 '카카오'의 미래]<7>'우물 안 카카오' 글로벌 승부는 언제쯤

[편집자주] 다시 '카카오'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다음카카오로 출발한 지 딱 1년 만이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과 더불어 35세의 임지훈 신임 대표를 정식 임명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카오는 검색, 송금, 결제, 쇼핑, 동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기능을 품은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분야의 적극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키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바일 시대의 '산증인'으로 대한민국 벤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카카오의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스타트업 신화로 불리는 카카오의 최대 오점은 해외 진출 실패다. 대표 서비스 카카오톡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카카오는 2010년 3월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8개월 만에 누적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자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섰다. 이를 위해 2010년 말 영어와 일본어 버전을 출시했다. 당시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 와이어리스와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가 설립한 일본 코코네를 통해 일본 현지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듬해 4월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하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카카오톡의 경쟁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며 "연내 미국, 일본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내에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당시 전체 직원이 40명에 불과한 스타트업 카카오의 해외 진출 선언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카카오는 2011년 7월 일본 지사 '카카오재팬'을 설립하고,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스페인어 버전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같은 해 8월 매버릭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DCM 등으로부터 206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김 의장의 판단과 달리 카카오톡의 실제 경쟁자는 NHN(구 네이버)의 라인이었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일본 시장에서 처음 맞붙였다. 초반에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다소 많은 적도 있지만, 라인은 빠른 속도로 카카오톡을 추월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재팬 지분 50%를 야후 재팬에 넘기고 합작회사를 운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 결정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전선은 동남아시아로 확대됐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인도네시아에서 TV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 경쟁을 펼쳤다. 카카오는 한류스타 '빅뱅'을 TV광고 모델로 섭외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출시 초반부터 해외시장을 노린 라인의 기세를 넘지 못했다.

당시 카카오는 국내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강제수집 의혹, 서비스 불통, 무료통화(보이스톡) 도입 논란 등 이슈 탓에 해외 진출에 전념할 수 없었다. 여러 현지 업체들과 손을 잡았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지도 못했다. 이런 문제들 탓에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 성공한 메신저는 영어권 국가의 서비스뿐"이라며 "여러 국가에서 수천만명이 이용해도 한 국가에서 메인 메신저가 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도 이런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승부해 메인 메신저로 올라서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카카오는 글로벌 사업전략 재편 작업에 들어갔다. 카카오톡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여러 국가를 동일한 서비스로 공략하기 보다는 국가별로 특화된 전략 및 서비스를 내세울 방침이다. 이 때문에 케이벤처그룹(KVG)에서 투자 및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회사는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회사가 우선순위로 고려된다.

아울러 지난 5월 인수한 미국 SNS '패스(Path)' 인수도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이뤄진 결정이다. 패스는 인도네시아 3대 SNS 중 하나로 1000만명이 넘는 월간실사용자수(MAU)를 확보하고 있다. 이 외에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자체 서비스 제작, 현지 업체 인수 등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써 글로벌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관점에서 다양하게 고민 중"이라며 "자체 서비스 제작에 노력하면서 단기간 의미 있는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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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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