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1년, 다음카카오는 왜 '다음'을 지웠나

합병 1년, 다음카카오는 왜 '다음'을 지웠나

홍재의 기자, 서진욱 기자
2015.09.23 03:10

[다시 '카카오'의 미래]<1>23일 주총 '카카오'로 사명 회귀…임지훈 대표 체제 출범

[편집자주] 다시 '카카오'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다음카카오로 출발한 지 딱 1년 만이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과 더불어 35세의 임지훈 신임 대표를 정식 임명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카오는 검색, 송금, 결제, 쇼핑, 동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기능을 품은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분야의 적극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키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바일 시대의 '산증인'으로 대한민국 벤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카카오의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

'다음'을 버렸다. 사명은 다시 '카카오'가 됐다. 다음과 카카오 출신 대표가 공동으로 맡았던 CEO(최고경영자) 자리는 30대 경영자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로 넘어갔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주주총회를 거쳐 다시 카카오가 되지만, 엄밀히 '새' 카카오다.

사명 변경 조짐은 지난 6월 '샵검색'과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한 '카카오톡 5.0' 업데이트 때 드러났다. 카카오톡 5.0 영상 광고에서 등장한 마지막 회사 로고 '다음카카오'에서 다음이 없어진 카카오(kakao)만이 박혀있었다.

당시 회사 측은 광고에 등장하는 카카오 로고는 회사 로고가 아닌 일종의 브랜드 로고라며 "앞으로 PC 온라인 브랜드는 '다음'으로, 모바일 브랜드는 '카카오'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변은 왜 다음이 왜 사라지는지 분명히 설명해준다. 모바일 브랜드를 카카오로 통일하겠다는 설명은 모바일 미래에 적어도 다음의 '이미지'는 없다는 뜻이다. 카카오 검색창에서 검색할 경우 얻게 되는 결과는 포털 사이트 다음의 모바일 검색 결과 값과 같다. 그럼에도 다음이 아닌 카카오 검색이듯, 카카오만을 대표 브랜드로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다.

합병 이후 지금까지 정리한 서비스도 옛 다음의 서비스가 압도적이다. △마이피플 △다음뮤직 △다음클라우드 △키즈짱이 정리됐다. 카카오 서비스 중에서는 '카카오픽'이 유일하게 정리됐다.

반대로 새로 시작한 서비스는 모두 카카오 브랜드다. 샵 검색과 카카오채널, 검색을 비롯해 △카카오TV △카카오택시 △카카오헬로 등이다.

회사 측은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모바일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라며 "두 회사의 이름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표기하는 기존 사명에는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일로 본다. 지난해 10월 합병 당시 사명을 개정하거나 다음을 지우지 않은 이유는 다음 직원들의 이탈 등 합병 초기 분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김범수 의장의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속도전이 중요한 모바일 영역에서 합병 1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이제는 털고 갈 것은 과감하게 털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과감한 대표 교체는 사명변경을 뒷받침하며, 충격조차 덜어준다. 양쪽 출신의 공동대표 체제조차 김 의장이 선택한 '합병 과도기' 전략이었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임 대표의 등장은 카카오 사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사업 전개 외에도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이 미래 카카오의 성장동력으로 보인다.

그는 NHN 기획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낸 뒤 2012년부터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맡고 있다. 김 의장의 모바일 혁명에 처음부터 동참했을 뿐 아니라 '애니팡' 성공을 알아보는 투자의 밝은 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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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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