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로 촉발된 '의사상자' 법안 "45년간 485명 지정에 그쳐"

세월호로 촉발된 '의사상자' 법안 "45년간 485명 지정에 그쳐"

김영선 기자
2015.11.1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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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런치리포트 ]["19대 국회, 이 법만은"⑥-의사상자(1)]

[편집자주]  19대 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머니투데이 더300과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는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법안임에도 우선순위에 밀리거나 이해충돌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법안들을 선정 '19대국회, 이 법만은' 시리즈를 런치리포트로 기획합니다.

시민의 생명이나 재산을 구하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의사상자 관련 법안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때였다. 세월호 희생자 전원을 의사상자로 지정할 것이냐를 놓고 여야가 언쟁을 벌이면서 의사상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폭됐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의사상자 지정 문제는 지난 9월 국정감사를 통해 재점화됐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복지부가 지난 8월28일 제3차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열고 세월호 참사 관련 민간잠수사 22명에 대한 의상자 인정여부를 심사한 결과, '수난구호 비용을 지급받고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해 의상자를 '불인정'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세월호 희생자인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인정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지난해 인사혁신처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 11명 가운데 정규교사 7명의 순직을 인정했지만 김초원·이지혜 두 교사에 대해서는 계약직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 신청을 반려했다. 2015.9.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계종 노동위원회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세월호 희생자인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순직인정을 촉구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지난해 인사혁신처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교사 11명 가운데 정규교사 7명의 순직을 인정했지만 김초원·이지혜 두 교사에 대해서는 계약직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인정 신청을 반려했다. 2015.9.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남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세월호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목숨을 잃은 고(故) 문명수 목사의 경우도 '자원봉사 활동과 사망원인이 되는 질병의 인과관계가 크지 않고 급박한 위해에 대한 구조활동이라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인정 결정을 내렸다.

세월호 참사 이전만 하더라도 의사상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크지 않았다.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된 1971년부터 45년이 지난 2015년까지 의사상자로 지정된 건수는 485명에 그쳤다. 최근 5년만 놓고 봐도 신청 123건, 인정 83건에 불과하다. 이 의원은 △제도에 대한 정부의 대(對)국민 설명 부족 △의사상자 인정에 인색한 정부 태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의사상자 지정과 관련해선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 8월 서울 서초구청은 경북 울진 왕피천 용소계곡에서 물에 빠진 남녀를 구한 뒤 심장마비로 숨진 고 이혜경씨를 의사자로 지정하기 위해 유가족을 지원하는 한편 이씨를 애도하고 그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차원에서 동판을 제작했다. 대구와 세종, 김포에선 추모식, 추모비 건립 등을 추진하거나 시가 발행하는 각종 홍보지에 게재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남 의원 법안이 이와 유사하다. 남 의원이 대표발의 한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의사자를 추모하고 그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동상 및 비석 등의 기념물을 설치할 경우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국가와 지자체가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걸 골자로 한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사상자 법안은 총 6개로 이 중 김현숙 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사상자 인정 여부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의사상자재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아직 본회의에 가지 못한 남 의원 법안을 포함해 5개 법안이 복지위에 계류돼있다.

그나마 법안소위 회부까지 진도가 나간 게 이종진 새누리당 의원 법안이다. 이 의원은 "의사상자에 대한 지원이 단순 보상금 지급과 교육급여 및 의료급여 등의 혜택에 불과해 의사상자 유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실정"이라며 보상금을 일시금 또는 월액(月額)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월액의 지급액은 국가유공자에 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복지위는 검토보고서에서 "의상자 또는 의사자의 유족들이 일시금 관리의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보상금 수급방법을 월액으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입법취지는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과 이언주·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의 개정안은 복지위에 회부된 후 상정조차 되지 못한 상태다.

김성찬 의원 개정안은 모범운전기사 등이 교통안전봉사활동을 하는 도중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하거나 다치는 경우 이들을 의사상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해 합리적 수준에서 보상을 하자는 취지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경찰공무원을 보조하는 업무인 만큼 교통안전봉사활동을 '공무보조행위'로 정의하자는 것이다.

이언주 의원 법안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출된 경우다. 선사 직원이었던 고 박지영씨가 본래 직무였단 이유로 의사자로 인정되지 못했던 데 대해 이언주 의원은 "직무와 연관돼있어도 자신의 생명 또는 신체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다 사망하거나 심각하게 부상을 입은 이들을 의사상자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박수현 의원 법안은 2013년 태안해병대캠프 사고가 발단이 됐다. 박 의원은 "현행 의사자 신청요건은 타인의 구조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만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타인의 불법행위로 사망한 경우라도 이를 계기로 다수의 인명을 구조하는 효과가 있을 때 의사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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