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말하는 'AI 오해와 진실'
2030년, 인공지능(AI) 기술의 진일보로 인간의 일자리 절반이 사라질 것이란 불안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 제기됐다.
뇌과학 전문가 정재승 카이스트(KAIST) 교수는 3일 기자와 만나 과학기술계 화두인 'AI 일자리 위협론'에 대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할만 한 근거가 아직 없다"고 잘라 말했다.

AI가 일자리를 뺏는다는 우려는 2013년, 영국 옥스포드 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마이클 A. 오스본과 칼 B. 프레이가 발표한 보고서 '고용의 미래: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에 얼마나 민감한가'에서 촉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20년 뒤 미국 총 고용자 47%의 일이 AI 로봇 등으로 대체돼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후 전세계적으로 로봇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전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승 교수는 "보고서처럼 되려면 우선 AI 발전 원리인 '소셜인터랙션'(소셜네트워크 등 인터넷으로 상호작용)이 필요한 직업들의 목록과 요구하는 수준이 나와야 하고, 여기에 AI가 딥러닝(기계학습)으로 정복하거나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을 도출한 후 그것으로 커버할 수 있는 직업들이 나열되는 식의 계산이 이뤄져야 하는 데 그런 과학적 접근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50년 인간의 뇌 정보를 모두 컴퓨터에 업로드해 '불로장생'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에 관해서서도 터무니 없다고 일축했다.
정 교수는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분이 명확하나 인간의 뇌는 하드웨어 자체가 소프트웨어"라며 "뇌는 물리적인 구조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의 컴퓨터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영생의 방법으로 뇌를 업로드 한다는 가설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세계적인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이 만든 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오는 3월 대국에 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그는 "이세돌은 과거 자신의 경기전략을 모두 알고 있는 알파고를 상대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두려고 할 것이며, 100번 정도 경기를 치른다면 6대 4, 혹은 약 55% 확률로 '이세돌 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언젠가는 이세돌이 AI에게 지는 날이 올테지만, 우리(인간)가 질 것을 걱정하기 보단 몇 억 단위 곱셈을 하는 AI를 상대로 인간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대결을 펼치 듯 '인간의 능력은 참 대단하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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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정 교수는 AI 때문에 세상에 큰 재앙이 오는 것처럼 말하는 학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AI가 나오면 세상이 이렇게 바뀐다, 큰일난다고 말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며 "그런 식의 선정적인 방법으로 대중을 대하는 것은 학자로서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