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성희롱 2건 불과하던 서울시, 인권보호관 '독립조사' 이후 신고 늘어…"신고해도 괜찮다 신뢰 형성, 장기적으로 발전"

서울시가 성희롱 등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시민인권보호관을 도입해 자체적으로 매스를 댄지 3년여 만에 신고·징계가 늘어나는 등 기존과 달라진 조직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감춰진 서울시 내부의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어서 당장은 비판을 감수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한 조직변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시가 처리한 성희롱 사건은 10건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시 본청의 경우 사업소를 제외하면 5년간 단 1건 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25개 자치구와 투자·출연기관을 전부 합친 공무원수가 1만여명이 넘지만 성희롱 사건은 매년 평균 2건에 머물렀다.
이에 서울시 안팎에선 암묵적인 성희롱이 더 있지만 신고를 못하는 것이라 의심돼 왔다. 서울시장과 여성가족정책실 등에 직속 핫라인이 개설돼 있지만, 신고 접수건수는 많지 않았다. 같은 시 내부의 공무원이 제대로 조치할지 여부와 순환보직으로 인해 향후 보복을 당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신고가 소극적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2013년 1월부터 지자체로선 처음으로 인권침해를 독립적으로 조사하는 '시민인권보호관(이하 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했다. 민간전문가 5명으로 이뤄진 인권보호관이 서울시와 소속 행정기관, 투자출연기관, 자치구, 위탁기관, 시 지원 복지시설까지 포함해 독립조사를 통해 서울시장에 직접 시정권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성폭력 민간전문가 출신인 인권보호관은 성희롱 피해자와 가해자를 서로 다른 부서로 분리시키는 등 2차 피해 방지에 힘썼다. 이는 가해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을 우려하던 성희롱 피해자들이 인권보호관에 신고할 수 있는 힘이 됐다.
이에 인권보호관이 생긴지 3년여만에 암묵적으로 쉬쉬하던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성희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인권보호관이 조사해 밝혀낸 성희롱은 총 5건으로 매년 평균 2건이 파악됐던 것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입사 5개월 밖에 안된 신입 공무원이 성추행 당한 사안, "거사를 잘 치르고 오라"는 식의 언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등의 불편한 진실이 지난해 인권보호관 조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시가 숨기고 싶은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어서 타 부서와의 갈등도 종종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인사과를 위주로 인권보호관의 시정조치 요구에 대해 잘 따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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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보호관은 당장은 서울시가 민낯을 드러내는 일이 비판도 받고 부담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론 건강한 조직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상 시민인권보호관은 "서울시로서도 사각지대에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조직이란 점에서 시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숙미 인권보호팀장은 "피해자도 겁은 나지만 과거처럼 '없던 일로 하자'고 생각하지 않고 권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올라갔다"며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단 생각을 넘어 발전이란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