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획사 인수부터 통신사 협업까지…다양한 시도로 사업 강화 움직임
디지털 음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후 순위 사업자들이 전략적 투자, 인수를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히는 등 '반란'을 꾀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벅스, 엠넷 등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후 순위 사업자들이 음원 확보와 사업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 인수에 나서며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디지털 스트리밍 업계 3위로 꼽히는 벅스다. 벅스는 지난 8월 고음질 전문 사이트 그루버스를 인수(지분율 53.9%)한데 이어 같은 달 말 황치열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하우엔터테인먼트에 1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연예 매니지먼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음원사업의 핵심인 다양한 음원을 손쉽게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벅스는 최근 음악 전문 매거진 '스트림'도 출간했다.
특히 그루버스 인수는 고음질 음원 확보로 해당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이어 SK텔레콤과의 전략적 제휴까지 꾀할 수 있는 '신의 한 수'로 불린다. 그루버스의 2대 주주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아이리버(지분율 44.2%)기 때문.
실제로 벅스는 그루버스 인수 이후 SK텔레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순위 뒤집기'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실질적인 결실도 보였다. SK텔레콤과 업무 제휴를 맺고 신규 스마트폰 요금제인 '밴드YT'에 벅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무료 혹은 50% 할인 혜택을 추가한 것.
관련 업계에서는 벅스의 이 같은 움직임이 스트리밍 업계 점유율 1위를 굳건히 다지고 있는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성장 전략과 닮아있다는 설명이다. 로엔엔터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SK텔레콤 이용자들에게 멜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료 혹은 할인 제공 하면서 급격히 성장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벅스의 움직임을 주목하는 눈치다. 해당 요금제의 경우 20~30대가 주요 타깃. 음악을 주도적으로 소비하면서도 비용을 아끼고자 하는 세대인 만큼 벅스의 가입자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과의 사업 제휴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향후 SK텔레콤과 다양한 사업 기회를 통한 실적 및 브랜드 인지도 개선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중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독자들의 PICK!
벅스와 더불어 엠넷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엠넷을 운영하는 CJ E&M은 오는 12월 물적 분할을 통해 엠넷을 분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CJ디지털뮤직(가칭)을 설립, 음악 산업 강화에 신호탄을 쐈다.
CJ E&M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사업 방향 전환이 가능한 유연한 조직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결단"이라며 "급변하는 디지털 음악 시장에 선제 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후순위 사업자들의 적극 적인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애플뮤직이나 유튜브레드 등 해외 사업자들의 공략이 시작된 가운데 후순위 사업자들까지 스퍼트를 가하며 시장 경쟁구도가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은 현재 로엔엔터의 멜론이 1위 사업자로 주도하고 있다. 이어 KT뮤직의 지니, NHN엔터테인먼트의 벅스, 엠넷닷컴, 소리바다 순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들까지 요금 할인으로 이용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최근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 업계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특히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 진출과 더불어 MAMA(엠넷아시아뮤직어워드) 등 세계 진출의 발판을 갖고있는 엠넷이 공격적 사업 확장을 예고한 만큼 '게임의 판'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