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교육주체의 자율성 회복" 강조

"지금의 교육부는 '교육통제부'다. 폐지해야 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지난주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앉혀놓고 한 얘기다. 안 전 대표는 20대 국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야당 의원들이 최순실씨 딸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의혹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집중할 때 느닷없이 '교육부 폐지론'을 꺼냈다. 그의 발언은 현안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육부 국감장에서 한 번쯤은 다뤄야 하는 화두를 던졌다며 반기기도 했다.
◇ "사상 최악의 정부, 통제 풀려면 틀 바꿔야"
안 전 대표가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교육부 국감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뭘까. 안 전 대표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가 잘 하지도 못하면서 모든 교육주체의 자율성을 해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운을 뗐다.
"교육부의 억압이 지나칩니다. 사상 최악의 '탑 다운(Top-down)' 정부예요.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교육부가 대학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는 재정사업규모가 지난 5년 간 2.5배 늘었습니다. 또 재정지원사업의 본질과 상관없이 교육부의 말을 잘 듣는지를 평가하는 지표가 너무 많아요. 대학총장 직선제도 그렇습니다. 공주대는 지금 29개월째 총장이 임명되지 않고 있어요. 교육부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은 총장으로 임명하지 않고 방치합니다. 국가가 학교를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현 상태에선 복원이 불가능합니다. 통제를 풀려고 하면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안 전 대표는 이화여대에서 문제가 된 평생교육단과대학(평단) 사업 역시 교육부 과잉통제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평생교육의 목적은 (평단사업처럼) 학위 취득이 아니라 교육 수요자의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평생교육은 그야말로 허접한 수준이에요. 각종 교육정책과 예산이 입시, 취업 위주의 교육에만 치우쳐 있기 때문이죠. 평생교육이 중요한 시대가 왔음에도 중장년층의 교육을 방기하고 있는 겁니다."
안 전 대표가 교육부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가칭 '국가교육위원회'다. 그가 그린 청사진 속의 국가교육위원들은 각 정책을 10년 단위로 수립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으로는 교육전문가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여야 인사가 고르게 참여해야 한다. 그는 "대통령 맘대로 정책이 바뀌지 않으려면 대통령보다 긴 임기 보장과 여야 정치권 인사의 참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미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보니 위원들의 임기가 5년이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대통령 임기가 4년이기 때문'이란 답이 돌아왔습니다. 정책의 방향성이 대통령에 따라 바뀌어선 안 된다는 거죠. 정치권 인사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겉으로 정치색이 없는 위원회는 되레 무책임한 결과를 낳습니다. 일례로 올 4월 총선 선거구 획정을 위해 구성된 선거구획정위원회에는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정치인이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론 각 위원들이 특정 정당의 대리인이 돼 정치싸움을 했고 결론이 나지 않는 답답한 일이 벌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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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주체 자율성 회복하려면 국가지원 필수"
국가교육위원회를 포함해 안 전 대표가 추진코자 하는 교육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교육주체의 자율성 회복'이다. 그는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려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등 재정적 압박을 주는 사업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누리과정 문제가 교육청으로 들어오면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어요. 국가가 모자라는 돈을 지원하거나 교부세 비율을 높이는 것 밖에 해결책이 없어요. 물론 교부금 비율을 무작정 늘리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현 정부의 경기예측 능력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죠. 어쨌든 지금 상황에선 어떤 방식으로든 국가가 나서서 사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 전 대표가 내걸었던 교육정책 가운데 또 하나 주목받았던 것은 수시모집에 대한 부분이다. 국민의당은 올 4월 총선에서 수시모집 축소를 당론으로 내걸었다. 그는 수시 확대에 따른 부작용과 이에 대한 대안 역시 "자율적인 토론과 공론화가 답"이라고 제시했다.
"수능 성적이 좋은 친구들을 보면 집안 형편도 좋아요. 경제적 여건과 점수가 비례한다는 말이죠. 그런데 학부모들은 수시모집이 더 불공평하다고 합니다. 그것은 예측가능성 때문입니다. 수능은 학부모가 사교육비 대비 성과, 입학 대학 등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하지만 수시모집의 장점 역시 무시할 수 없어요. 예전 같으면 서울대를 못 갈 형편 어려운 친구들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통해 들어옵니다. 하지만 학종은 불확실성이 크죠. 각 전형의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어느 한쪽으로만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두 입학전형의 비율이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지는 공론화시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자율적인 교육정책으로 진정한 창의인재 양성이 가능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흔히들 국가위기 타개책으로 경제부양을 먼저 떠올리지만 국가의 투자로 나라가 살아날 거라면 일본은 진작에 위기에서 벗어났을 겁니다. 저는 개혁의 핵심이 교육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재를 제대로 키우고 과학적 기초기반기술이 있어야 경제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통제식 교육으로는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