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사업 포기시 영향력 악화…애플·우버 처럼 국내 업체와 협력 가능성

구글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사업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의 구글 지도데이터 해외 반출 불허가 결정적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최근 완성차 업체부터 IT 업체까지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중 하나. 구글은 그동안 한국 지도 해외 반출이 안돼 ‘길찾기’ 기능을 제공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반면 경쟁사들은 애플과 같이 국내 기업과의 제휴 혹은 국내 서버를 통해 구글이 얼마든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도 지도 반출을 위해 이용자들을 볼모로 잡아왔다고 주장해왔다.
정부의 지도 반출 불허로 구글은 애플 카플레이 서비스와 같이 국내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 사업을 시작할 지, 아예 국내 사업을 포기할 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한국만 예외’였던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왜?=‘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이 만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차량에 연결하면 운전을 하며 음성 명령 만으로 전화를 걸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찾거나 음악 등의 콘텐츠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 서비스와 동일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자동차와 IT(정보기술)가 차세대 성장시장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커넥티드 카 시장의 기초 플랫폼으로 불린다. 애플은 이미 글로벌 40여개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차량에 ‘애플 카플레이’를 탑재했다. 구글도 해외 시장에선 ‘안드로이드 오토’ 사업에 적극적이다. 해외 시장에 판매되는 현대자동차에도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급해왔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구글이 구글 지도를 통해 ‘길찾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서다. 반면 애플은 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와 제휴를 맺고 국내 서버를 통해 일찌감치 애플 지도 앱에서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국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의 불편을 핑계로 한국 정부에 정밀지도 반출을 압박했다는 비판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처럼 韓 업체 손 잡을까=정부의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 불허로 구글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2가지로 압축된다.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거나 국내 업체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하는 것, 혹은 서비스를 아예 포기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도태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절대적인 모바일OS(운영시스템) 지배력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국내 시장에서 카플레이 등 다른 플랫폼이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을 구글이 두고만 보고 있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18일 정부의 지도반출 불허 결정 직후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관련 법규 내에서 가능한 지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에게 남은 선택지는 사실상 국내 업체와의 제휴 뿐”이라며 “이미 애플이나 우버 등 IT기반 글로벌 업체 뿐만 아니라 벤츠, BMW 등도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들과 손잡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