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약정액 '3년 연속' 9조원 웃돌아…"M&A 시장서 PEF 영향력 커질 것"

경제성장 둔화로 국내 투자가 위축됐지만 사모펀드 시장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한 해 동안 신규 등록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사상 처음 100개를 돌파했고, 출자약정액은 3년 연속 9조원을 넘어섰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한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는 108개였다. 2004년 12월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연간 100개를 넘겼다. 도입 초기인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3개에 그쳤지만, 꾸준히 등록 개수가 늘어 △2013년 35개 △2014년 61개 △2015년 68개 등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출자약정액은 62조2261억원을 기록했다. 제도 도입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작년 신규 등록된 PEF 출자약정액만 해도 9조3005억원이다. 2015년(9조6829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2013년(9조5619억원)부터 3년 연속 9조원을 넘어선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고무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 확대에 따라 사모펀드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수천억원 이상, 많게는 조 단위 이상의 투자자금 조달에 성공한 운용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에셋자산운용PE는 5160억원 규모의 9호 블라인드 펀드를 지난해 6월 신규 등록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지난해 4월 6032억원 규모의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를 조성하고 대기업 M&A를 추진 중이다.
그간 5000억원 이상의 펀드 조성은 국내에서는 소수 운용사들의 강점으로 평가됐지만, 최근에는 중대형의 출현이 잦아졌다. 실제로 PEF들이 초대형 M&A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대형 매물을 겨냥하는 사모펀드 역시 증가하고 있다.
펀드 규모가 클수록 대기업 또는 주요 자산 인수합병(M&A)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커진 덩치에 비해 토종 PEF의 투자 역량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한편 사모펀드 제도 개편으로 PEF 활성화 기반이 마련됐고, 창업·벤처전문 PEF 제도가 도입되는 등 제도 개선도 이어져 국내 PEF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사모펀드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일부 PEF의 부실 우려에도 출자약정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덩치에 걸맞는 운용 역량과 성과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