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1000톤 펑펑" 수상한 가정집...마약·시체 처리 의심 출동했더니 '반전'

"물 1000톤 펑펑" 수상한 가정집...마약·시체 처리 의심 출동했더니 '반전'

이재윤 기자
2026.05.18 05:59
중국에서 3년 동안 수돗물 1000톤(t) 넘게 사용한 가정집이 수배범의 은신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3년 동안 수돗물 1000톤(t) 넘게 사용한 가정집이 수배범의 은신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에서 3년 동안 수돗물 1000톤(t) 넘게 사용한 가정집이 수배범의 은신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한때 마약 제조나 시신 훼손 등 중대 범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비정상적인 물 사용의 원인은 세탁기였다.

18일(한국 시간) CCTV(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시 공안국은 올해 1월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부터 "특정 세대의 수도 사용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 세대의 물 사용량은 2024년부터 매년 400톤 정도로, 한 달 평균 30톤을 넘었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3인 가구가 1년에 사용하는 물은 100톤 안팎이고 200톤을 넘는 경우도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처음에는 누수를 의심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집을 찾아가 점검을 요청했지만 집 주인은 "물이 새는 곳은 없다"며 출입을 거부했다. 이후 수리 기사까지 데리고 다시 방문했지만 집 주인은 "내가 사람을 불러 점검하겠다"며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물 사용량뿐만이 아니었다. 서류상 이 세대에는 모녀 2명만 거주하는 것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관리사무소 측은 집 안에 등록되지 않은 남성이 드나드는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50대 A씨였다. A씨는 과거 전력회사 직원으로 일했으며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피해자로부터 20만 위안(한화 약 4400만원)을 받은 뒤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에도 곧장 체포에 나서지 않았다. 한 가구에서 해마다 400t 넘는 물을 쓰는 일이 단순한 생활 습관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집 안에서 마약을 제조하거나, 범죄 흔적을 없애기 위해 많은 물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거론됐다.

경찰은 주변 탐문과 잠복을 통해 A씨의 생활 패턴을 확인했다. A씨는 낮에는 거의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밤에만 외출했다. 옷차림도 눈에 띄게 수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마약 제조나 시신 훼손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마약 제조라면 냄새를 숨기기 어려워 이웃 신고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시신 훼손이라면 3년 동안 비슷한 수준의 물 사용량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경찰은 A씨 체포에 나섰다. 경찰은 아파트 관리 소장과 함께 방문에 "문 앞 종이상자를 왜 아직 치우지 않았느냐"며 문을 열도록 유도했다. 이후 A씨가 문을 여는 순간 경찰관들이 집 안으로 진입해 그를 붙잡았다.

그러나 경찰이 집 안에서 확인한 장면은 예상과 달랐다. 별다른 범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집 안 곳곳에는 빨래가 널려 있었고, 화장실에서는 세탁기가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장기간 도피 생활을 하며 극심한 불안과 공포에 시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세탁기 소리를 들어야 마음이 편해지고 잠도 잘 수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 계속 돌린 세탁기가 3년간 1000t 넘는 물 사용량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자신의 은신처를 드러낸 결정적 단서가 된 셈이다.

현재 A씨는 이후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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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이재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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