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 가능성이 새로운 하방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다시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F4 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공유했다.
현재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4 말 기준 2.4%로 집계됐다. 3월 말(2.1%)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JP모건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3.0%로 0.8%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씨티도 2.2%에서 2.9%로 전망치를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1.9%에서 2.5%로, 바클리는 2.0%에서 2.4%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2.3%에서 2.4% 0.1%p 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HSBC는 각각 1.9%, UBS는 2.2% 전망을 유지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0.6%포인트 올려 잡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예상보다 강한 1분기 성장세를 반영한 결과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보다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 영향이 더 컸다"며 "상향 조정된 0.6%p 가운데 반도체 기여도가 0.3~0.4%포인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전분기 대비 1.7% 성장하며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한은의 지난 2월 전망치였던 0.9%를 0.8%포인트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5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런 낙관론의 중심에 있는 삼성전자 생산라인이 흔들릴 경우 성장 시나리오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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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이 이어지고, 이후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 정상화에도 추가 시간이 걸리는 상황을 가정해 경제적 영향을 추산했다. 이 경우 올해 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이 지난 2월 발표한 전망치 2.0%를 기준으로 하면 파업 충격 현실화 시 성장률이 1.5%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KDI 전망치(2.5%)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성장률은 2% 안팎으로 내려오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생산 감소 규모는 30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여기서 중간 투입분을 제외하고 실제 성장에 기여하는 부가가치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5조원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제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1분기 깜짝 성장 등을 반영해 한은이 기존 2.0%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중심의 성장 흐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한은 역시 관련 리스크를 주요 변수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