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젊은' 문화재 전문가를 보고 싶다

구유나 기자
2017.11.06 17:21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문도 못 읽는데 문화재에 관심이나 있을까요. ”

한 문화재 전문가의 말이다. ‘민간 지식인’ 시대를 맞은 TV에도 문학, 철학,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젊은 전문가들이 출연하는데 그 중 문화재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 문화재 발굴 현장이나 간담회를 가더라도 젊은 사람은 보조 역할로라도 보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젊은 사람이 문화재에 관심이 없다는 건 단순한 편견일지 모른다. 2000년 문화재청 산하에 설립된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이하 ‘전통문화대’)만 보더라도 절대적인 졸업생 수는 적지만 그래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5년(학생 정원 편제가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졸업생은 37명이었으나 2009년 이후 100명을 넘어 2015년에는 126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졸업 후 성적표는 날이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70~80%대를 유지하던 취업률은 2015년에 62%까지 떨어졌다. 국내 유일 문화재 특수목적대학인 만큼 사학, 인류학 등 순수학문에 가까운 전공의 맹점인 ‘취업’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먼 결과인 셈이다.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인력도, 예산도 없다”고 토로한다. 물론 문화재 특성상 학식이 높고 경력이 오래된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이마저도 인력 풀이 제한적으로 형성돼 있다. 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령의 퇴직자를 다시 불러 자문을 맡기다 보니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는 자문역인 문화재위원을 분과별로 중복 위촉하는 등 ‘인력 돌려막기’와 전문 인력과 문화재 사업 주체 간의 부패 사슬 문제 등이 지적됐다. 비단 기존 인력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당장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지정문화재 3877건을 돌볼 추가 인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국민과 문화재를 연결시킬 참신한 문화재 ‘활용’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오래된 문화재를 발굴하는데 필요한 것이 꼭 연륜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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