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면서 2019년 7월 일본 수출규제 이후 타격을 입었던 일본산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지 주목된다.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는 '노노재팬 운동'으로 수입이 급감했던 일본산 맥주, 자동차, 의류 등도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소비재는 아사히·삿포로·기린 등 일본산 맥주다. 일본산 맥주의 월간 수입액은 2019년 7월 430만 달러대에서 같은 해 8월 22만3000달러로 급감했고 9월엔 6000달러까지 내려갔다.
불매 운동이 약해지고 코로나19(COVID-19)가 완화되면서 일본산 맥주 수입이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규제 이전 규모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3월(150만3000달러) 수출규제 이후 처음으로 100만 달러를 넘긴 후 올해 1월(200만4000달러) 처음으로 200만 달러를 넘겼다.
전체 맥주 수입액 중 일본산 비중은 2018년 25.3%에 달했으나 2019년 14.2%에 이어 2020년 2.5%로 추락했다. 2021년 3.1%로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7.4%를 기록했다. 2019년 3975만6000달러였던 일본 맥주 연간 수입액은 2020년 566만8000달러로 급감했다가 2021년 687만5000달러, 2022년 1448만4000달러로 회복되고 있다.
유니클로 등 국내에 진출한 일본 의류업체들도 일본 수출규제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가 회복 중이다. 노재팬 운동이 시작됐던 2019년 8월말 190곳이었던 유니클로 매장 수는 지난달 기준 125곳으로 줄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2019년도 매출(2019년 9월~2020년 8월)은 6298억원으로 직전 회계연도(1조3781억원)보다 54.3% 급감했다.
불매운동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2020년도(2020년 9월~2021년 8월) 매출은 5824억원으로 7.5% 감소했다. 2021년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액은 70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늘며 회복 추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116.8% 증가했다.
일본 브랜드 수입차 판매도 4년간 암흑기를 겪었다. 지난해 일본 브랜드 수입차 판매는 1만6991대로 일본 브랜드가 가장 많이 팔렸던 2018년(4만5253대)과 비교해 판매가 62.5% 급감했다. 이는 2007년(1만7633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수입차 시장 비중도 2018년 17.3%에서 지난해 5.9%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기야 한국닛산은 2020년 서비스망과 부품공급망만 남기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도 함께 철수했다.
최근 들어서야 일본 수입차 시장에 온기가 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렉서스와 토요타 신규 등록 대수는 각각 1344대와 695대로 지난해 동월보다 183%, 149% 증가했다.
업계에선 일본의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 대상국) 배제 조치가 철회되면 일본산 소비재 시장의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본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양국 간 갈등이 해소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 모두 리오프닝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수출규제가 해소되면 상품·서비스 교류도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노노재팬' 운동 등으로 일본 캐릭터 상품과 문화상품들이 자취를 감췄는데 이제 그런 분위기가 완화되면서 관련 상품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