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 이렇게 쉬워? '이O지'(Easy) 시스터즈를 봐 [IZE 진단]

신윤재(칼럼니스트) 기자
2025.07.31 10:00

이수지 이은지 이영지, 예능판을 씹어먹는 미친 존재감

이영지(왼쪽부터) 이수지 이은지. 사진=유튜브'최애의 최애' 영상 캡처, 씨피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이들에게는 이렇게 예능이 쉬울 수 있을까. 그야말로 ‘이지(Easy)’하다. 예능을 하는 누구나 잘 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할 때가 있지만 이들에게는 딱히 그런 업다운도 없는 듯하다. 지금, 2025년의 대한민국 예능을 이야기하자면 꼭 빠지지 않는 이름. 좀 더 범위를 좁혀서 여성 예능인의 ‘지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 바로 이수지, 이은지, 이영지. ‘이지(이O지)’ 시스터즈다.

이들의 모습은 항상 등장하면 지상파든, OTT든 그게 아니라면 숏츠 영상에서든 화제를 몰고 다닌다. 이수지의 싸이와 함께한 ‘러브버그’ 영상이 알고리즘을 장악하더니 곧바로 이은지의 ‘연프 예능’ 속 깨방정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러다가 방심하던 차에 ‘지락실’의 중심을 잡는 이영지의 ‘괄괄한’ 목소리가 그대의 디바이스를 흔들 것이다.

이들의 존재는 대한민국에서도 여성 예능인이 자신의 감각과 노력으로 충분히 대세로 올라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대한민국 여성 예능인의 성장경로가 다채로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들은 나이도, 출신도, 자란 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가장 ‘트렌디’하다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회자하는 마력을 지녔다.

이수지/사진=유튜브 '핫이슈지'

이수지부터 살펴보자. 그의 모사 능력 그리고 거기서 비롯된 캐릭터 구현 능력은 물에 올랐다. 이수지는 셋 중에서 가장 정석적인 ‘공채 희극인’의 루트를 탔다. 2008년 SBS 10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12년 KBS 27기 공채 개그맨으로 갈아탔다. 주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캐릭터 코미디를 하던 그는 ‘개그콘서트’ 하차 후 2021년 쿠팡플레이에서 리부트된 ‘SNL 코리아’에서부터 자신의 끼를 발산한다.

각종 밈(Meme)을 재해석하던 능력을 보여준 이수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를 통해 공동구매에 앞서는 엄마 ‘슈블리맘’, 대치동에서 아이 교육에 진심인 엄마 ‘제이미맘’ 그리고 교포 캐릭터 ‘제니’, 최근에는 성형외과 상담실장 캐릭터까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싸이와의 닮은 꼴 경쟁을 싸이의 ‘흠뻑쇼’에서 성사시키더니 케이블, OTT를 거쳐 다시 지상파 입성에도 성공했다.

둘째, 이은지는 개그우먼이지만 조금 다른 경로로 연예계에 입성했다. 원래 끼가 많아 댄스 스포츠 선수를 꿈꿨던 이은지는 댄스 스포츠를 그만두고 다시 개그우먼에 도전했다. 그 당시 많은 동료들처럼 공채 희극인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던 그는, 따로 그러한 시스템이 없었던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무대 연기를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놀면 뭐하니?’ 출연 등으로 이름을 알린 후 각종 예능에 그야말로 틀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도 유튜브 스케치 코미디를 통해 노는 언니 ‘길은지’ 등 부캐릭터 생성에도 공을 들였다. 2022년 시작된 tvN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나영석PD의 라인에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핵심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아은지/ 사진=JTBC '팽봉팽봉' 방송 영상 캡처

올해만 보면 그 추이는 놀랍다. JTBC 예능 ‘대결! 팽봉팽봉’에서 몸이 아픈 박미선을 대신해 이봉원의 ‘봉식당’으로 들어선 그는 이봉원과 ‘부녀 케미’를 선보였으며, MBC 예능 ‘아임 써니 땡큐’에서는 영화 ‘써니’의 멤버도 아니고 나이도 막내이면서 여행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본진에 해당하는 ‘뿅뿅 지구오락실’의 시즌 3와 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에서 텐션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ENA, EBS 공동제작 ‘추성훈의 밥값은 해야지’에서도 두 남자 추성훈과 곽튜브를 이끈다.

막내 이영지는 모두가 알다시피 래퍼 출신이다. 2019년 방송된 엠넷 ‘고등래퍼 3’의 우승자였다가 2022년 방송된 ‘쇼미더머니’의 11번째 시즌을 제패했다. 물론 음악적으로나 아티스트의 면모에서 뒤처지는 편은 아니지만 의외로 그의 가능성은 웃음을 목적으로 하는 예능에서 더욱 터져 나왔다.

2020년 SBS ‘런닝맨’에서 각광을 받은 그는 같은 해 ‘놀면 뭐하니?’ 등에 나오면서 유재석의 관심을 받았다. 2021년 KBS2 ‘컴백홈’에서도 유재석의 선택을 받은 그는 이은지와 마찬가지로 2022년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예능의 메인스트림에 진입했다. 당시 나PD는 남성 일변도의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판도에 앞서 밝힌 이은지와 이영지 그리고 오마이걸 미미, 아이브 안유진 등 새로운 얼굴을 수혈했으며, 이들의 텐션을 예능PD가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으로 새로운 판을 열었다.

이영지는 그 틈에도 토크 예능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으로 MC로서 능력을 보이더니 지난해 9월부터 방송된 KBS2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영지의 레인보우’ 고정 MC로 한 분기를 보내면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MC를 자신의 경력에 새겨넣었다. 그의 모습은 요즘에도 엠넷 ‘랩퍼블릭’ 피처링에서 보이듯 음악가로서의 모습과 ‘콩 심은 데 콩 나고 밥 먹으면 밥심 난다’나 ‘라이브 와이어’ 등의 예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영지/ 사진=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방송 영상 캡처

이렇게 손대는 곳마다 잘 되고, 나가는 곳마다 중심이 되는 ‘이지’ 시스터즈. 대구에서 나고 자란 정통 개그우먼 이수지와 인천에서 나고 자란 댄스 스포츠 선수 출신 이은지 그리고 서울 출신으로 랩 경연을 제패한 아티스트의 피가 흐르는 이영지는 성격도 약간씩 다르지만, 등장 순간만큼은 모두의 눈길을 잡아끄는 매력이 공통점이다.

이수지의 부캐릭터 플레이, 이은지의 화통한 리액션과 친화력 그리고 이영지의 상황 판단능력과 진행능력은 누군가가 물려준 것이 아니다. 스스로 동물적인 감각으로 자신의 장점을 인식하고 이를 상황에 맞게, 프로그램을 여럿 거치며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젊은 수용자들의 취향을 끊임없이 추적하는 부지런함이 이들의 성공시대를 열었다 볼 수 있다.

이들의 이름은 어떤 플랫폼의 콘텐츠를 이용하든, 지금 현재로는 피할 수 없다. 이들에게 예능은 ‘이지(Easy)’하다. 하지만 자신이 목표로 한 바로 달려가는 이들의 열정은 결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이지한 시스터즈의 활약으로 2025년 8월 방송가는 너무나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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