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부담에 중동 우려까지…돌파구 안 보이는 건설경기

홍재영 기자
2026.03.04 15:51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 추이/그래픽=이지혜

건설공사비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건설업계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업 부진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33.28(잠정치)을 기록했다. 최근 공사비 지수는 매달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1월 지수는 전월 대비 0.44% 오른 수준인데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0.57%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2% 상승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공사비를 거듭 밀어올리는 양상이다. 1월 건설공사비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기타 금속제품이 6.31% 오른 것을 비롯했 전선 및 케이블(6.1%), 내연기관 및 터빈(5.59%), 기타 일반목적용 기계(2.99%), 기타 철강1차제품(1.98%), 골재 및 석재(1.87%)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건설사 폐업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2월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 수는 61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51건 대비 10건 증가한 수준이다. 건설 폐업 증가는 연간 기준으로도 확인된다.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수는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 △2024년 641건 △2025년 675건 등 최근 4년 연속 증가했다.

건설경기 부진은 국가 성장률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상향하면서도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점을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건설경기 회복 지연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p)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건설 구조조정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나쁜 쪽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많은 건설이 됐고 그것이 부실화하면서 생기는 문제가 지속 작동하고 있다. 구조조정하는 방향으로 정리해야 하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위기도 심상치 않다. 유가 상승을 자극해 원자재값을 밀어올리고 공사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감행하고 이란이 반격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은 물론 글로벌 원자재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3.33달러(4.7%) 오른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3.66달러(4.7%) 오른 배럴당 81.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공습 이후 각각 11.3%, 12.3%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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