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라 재분배가 진행 중인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수권 결정이 결국 해를 넘겼다. 상용 수요와 관광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알짜 노선인 만큼 이를 확보하려는 저비용항공사들(LCC)의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시정조치와 관련해 인천–자카르타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를 이달 초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달 24일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심사가 길어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이번 지연은 자카르타 운수권 배분에 신청한 항공사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4곳에 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일한 시정조치 대상이었던 인천–괌, 부산–괌 노선에 신청 항공사가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자카르타 노선이 상용과 관광 수요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중거리 핵심 노선이라는 점이 LCC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고 있다. 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의 행정과 경제 중심지로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의 현지 법인과 지사가 밀집해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출장과 주재원 이동 수요가 연중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다.
관광 수요 증가에 따른 탑승률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인도네시아 노선 여객 수는 106만886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했다. 자카르타는 운수권을 보유해야만 정기편 운항이 가능한 비자유화 노선인 만큼 운수권을 확보할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운수권을 둘러싼 항공사 간 전략 경쟁도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동남아 노선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노선 네트워크와의 연계성을 강조한 사업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회생 절차 이후 일본 노선 중심으로 재편된 노선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중거리 노선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프레미아는 중대형 기재를 활용한 중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운수권 배분 결과는 향후 국내 LCC 시장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거리 국제선에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할 경우 노선 포트폴리오와 사업 전략 전반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자카르타 노선은 단순한 신규 취항 노선이 아니라 LCC의 수익성 개선과 중거리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며 "이번 결과에 따라 각 항공사의 향후 노선 확대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