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선 수주 질주 K조선…화물창 국산화 '숙제' 언제 풀까

가스선 수주 질주 K조선…화물창 국산화 '숙제' 언제 풀까

김도균 기자
2026.05.27 05:29
LNG 화물창/그래픽=김다나
LNG 화물창/그래픽=김다나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부가 액화천연가스(LNG)·암모니아 운반선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분야는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화물창 국산화를 위해 독점 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특허 장벽을 넘어서는 것을 과제로 꼽는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가스·암모니아운반선(VLGC·VLAC)은 총 36척이다. 호황기였던 2024년 연간 발주량(57척)의 63% 수준을 불과 5개월여 만에 채운 셈이다. 현재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27척을 수주했는데 이는 2024년 전체 수주량 36척의 75% 규모다. 이란 전쟁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LNG·LPG·암모니아 등 에너지 운반선 확보 경쟁이 본격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선박 수주가 늘어날수록 해외 기술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LNG는 액화 과정을 거쳐야 부피가 기체 상태 대비 약 6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 장거리 운송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LNG 운반선에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고난도 화물창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 글로벌 LNG 화물창 시장은 프랑스 설계업체 GTT가 80%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선사들이 GTT 기술을 적용할 경우 통상 선가의 약 5%를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역시 GTT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수주한 LNG 운반선 전량에 대해 GTT에 탱크 설계를 의뢰했다. HD한국조선해양도 당시 수주 물량 10척 가운데 9척의 설계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추산한 국내 조선 빅3의 GTT 로열티 부담은 약 35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LNG 화물창 독립에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향후 액화수소·암모니아·이산화탄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도 극저온 저장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국산화 추진 이유로 꼽힌다. 이에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공사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LNG 화물창 국산화 프로젝트를 위한 워킹그룹을 꾸리고 한국형 LNG 화물창 모델인 'KC-2'의 대형 LNG 운반선 실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GTT의 높은 시장 지배력은 화물창 국산화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에서 GTT 화물창 기술이 사실상 표준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GTT는 국산 화물창 기술이 적용된 LNG 운반선의 국제 해역 운항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GTT가 보유한 특허를 회피하는 것도 관건이다. 보냉재를 중심으로 조선 업계가 화학 업체가 협력해 새로운 소재를 할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창 기술은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의 플랫폼 기술과 같은 만큼 반드시 국산화가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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