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확대를 계기로 자사앱 가입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프랜차이즈업계가 대규모 할인 혜택을 무기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배달앱 상생협의체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독자생존의 토양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의 높은 의존도와 지속된 프로모션 부담, 내방객 증가를 원하는 가맹점주 등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자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배달을 병행하는 프랜차이즈업계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으로 직영점과 가맹점의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며 자사앱 가입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치킨 프랜차이즈다. BBQ의 경우 지난 8월 4000원의 배달지 지원에 이어 지난달 황금올리브치킨 반마리 무료 혜택으로 자사앱 가입률을 전년대비 4배 늘렸다. 이날 기준 BBQ 회원수는 414만명이다. BBQ는 2020년 상반기 30만명에서 웹예능 '네고왕'을 통해 260만명으로 퀀텀점프를 한 후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
배달앱과의 경쟁을 위해 혜택은 필수다. 매주 금요일 주요메뉴에 3000원 할인 혜택을 시작으로 △사이드 메뉴 증정 △닭다리 2조각 무료 △생일자 쿠폰 △포인트 적립 △배달비 지원 등 행사를 이어왔다.
교촌치킨을 판매하는 교촌에프앤비도 자사앱 회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혁신본부를 신설하고 지분투자한 스타트업 푸드대시 창업주인 김홍균 공동대표를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본부장 역할까지 맡겼다. 푸드대시는 IT 솔루션 스타트업으로 고객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업체다. 디지털혁신본부는 지난 4월 리뉴얼된 자사앱을 도입했다.
그 결과 교촌치킨앱을 통한 주문비중은 10%로 배달의민족에 이어 온라인주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거래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교촌치킨앱 누적 회원수는 2021년 254만명에서 2022년 428만명, 지난해 532만명으로 계속 증가세다. 8월말 기준 회원수는 570만명이다.
bhc치킨을 운영하는 다이닝브랜즈그룹은 이달 인기메뉴 '뿌링클'을 24만개 팔았다. 지난달 대비 40배가 늘어난 수치다. 자사앱을 이용한 '10년 전 가격 그대로' 프로모션 효과다. 전월대비 3배 늘어난 50만명이 자사앱을 통해 구매했다. 자사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390만명이다.
bhc치킨은 조만간 생일 쿠폰, 등급별 혜택 등 고객관리 차원에서 회원제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은 비회원 신분이더라도 주문이 가능한 간편주문 시스템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모든 프랜차이즈가 자사앱 확대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배달 중심의 치킨 프랜차이즈와 달리 매장영업 중심의 경우 자사앱 확대에 미온적이다. 입객 영업 중심의 프랜차이즈들은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는 입장에서 배달주문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버거프랜차이즈 기업 관계자는 "내방객 대 배달주문객 비율은 종전 7대 3에서 코로나19 당시 5대 5, 지금은 6대 4로 조정되고 있다"며 "많은 점포 투자가 이뤄진 상황에서 배달을 강화하는 것은 판관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사앱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자사앱 확대 전략이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지만 배달 플랫폼과의 장기전에서 승기를 잡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회원수를 확대하려면 신규 소비자를 가입시킬만한 프로모션이 필수적이지만 이익률 감소와 연결되는 까닭이다. 자사앱 확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자사앱 매출비중이 한자리에 그치는 이유다.
한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하려면 소비자에 많은 혜택을 줘야 하지만 그만큼 가맹점과 본사의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배달 플랫폼 우위 시장에서 가맹점주의 수익보장은 현실적인 수수료 책정이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