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국정 한국사'… 1년만에 완성 가능할까

이정혁, 박광범 기자
2015.10.12 12:51

주류 사학계 참여 거부 '반쪽짜리 교과서' 우려도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발표가 예정된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배후 청와대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15.10.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12일 중·고등학교 한국사를 국정으로 전환함에 따라 교육당국은 불과 1년 3개월 남짓한 기간에 교과서를 완성해야 한다. 시간이나 일정 자체가 촉박해 교육계 안팎에서 '부실 교과서'가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중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국·검·인정 구분고시'를 통해 "2017학년도부터 한국사로 국정으로 전환한다"고 최종 확정했다.

행정예고 기간이 보통 20일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안에 '중등학교 교과용도서의 국·검·인정 구분안'이 확정·고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2017년 3월까지 교과서를 선보이기 위해 당장 이달부터 집필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다.

교육부가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 이미 보고한 대로 국정 한국사는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만든다. 국편은 △집필진 공모(관련 학과, 교사 대상) △편찬심의회(학부모, 교육·국어·헌법학자) 구성 △현장 적합성 검토(현장 교사) 등을 토대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펴낼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편이 국정 한국사의 집필진 공모 단계부터 책임지고 개발하게 된다"며 "교과서 개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류 사학계와 현직 역사 교사 상당수가 국정 교과서 제작 자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좌우를 아우르는 집필진을 구상하겠다'는 국편의 구상과 달리 인력 풀(pool)이 크게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이는 기존 한국사에 비해 분량이 줄어든 국정 한국사의 근·현대사 단원이 보수적 시각에서 편향 서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은 한국사 국정화를 총력 저지하기로 당론을 정했으나, 장외투쟁이나 의사일정 거부와 같은 여론전 외에는 사실상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려운 처지다. 교육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기일인 12월 2일까지 상임위에서 통과되지 않더라도 예결특위에서 처리되면 문제될 것이 없다.

또 야당은 교과서 발행체계를 현행 고시 대신 법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나 이마저도 여당이 반대하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재 교육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에서 긴급현안보고를 진행 중이지만 여당 불참 속에 이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사학계의 한 교수는 "이데올로기를 떠나 1년 3개월 만에 얼마나 양질의 교과서가 나오겠느냐"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처럼 각종 오류가 무더기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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