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방치된 불법 증축과 허술한 관리가 결국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 경기 부천시 고려호텔 외벽 불법 시설 철거 과정에서 작업자가 추락, 숨지면서 안전 불감증과 행정 부실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올랐다.
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고려호텔 외벽에 설치된 덤웨이터(물건을 운반할 때 사용되는 작은 엘리베이터 )철거 작업을 진행하던 하청업체 대표 A씨가 지난 3월30일 오후 2시20분쯤 사다리에서 추락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문제가 된 시설은 호텔 우측 외벽에 설치된 약 15m 높이 덤웨이터다. 2층 식당과 3~4층 웨딩홀을 연결해 음식 운반에 사용됐다. 그러나 해당 시설은 허가 없이 설치됐고 기준 하중을 초과한 채 10년 넘게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법 시설 설치·운용 사실은 인접 건물인 K빌딩 측이 지난 1월 철거를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호텔 측은 지난 10일부터 철거 공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공사 자체도 문제였다. 취재 결과 해당 철거 작업은 등록되지 않은 1인 업체가 맡았고, 관할 구청 신고도 없이 무허가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안전관리 체계는 사실상 부재했다.
행정 관리 책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려호텔은 오랜 기간 불법 증축을 이어왔지만 관할 지자체의 점검과 제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호텔 좌·우측 인접 건물에서 지상권 침해로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건축 허가 단계에서 인접 건물과의 지상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구조가 승인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사건과 관련 부천원미경찰서는 당시 A씨와 함께 작업하던 동료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 중이다. 사건은 이날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송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천시는 뒤늦게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고려호텔의 장기간 불법 증축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텔 측은 현재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