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이 진행된 지난 25일 홍익대 세종캠퍼스. 120명의 민주당 의원 중 114명이 모였다. 이들 앞엔 ‘민생, 아픈 곳이 중심이다’란 자료가 놓였다. 집권여당의 100일(8월17일)을 돌아보는 자리였기도 한 이날, 의원들은 그간 내놓은 민생 정책을 하나하나 살폈다.
비공개 토론과 만찬 자리 등에서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100일간 열심히 달려왔다"며 서로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런 가운데 눈길을 끈 건 이날 워크숍 분임토론 등에서 일부 의원들이 낸 자성의 목소리다. 당 내부의 소통과 비전에 대한 아쉬움이 담겼다.
"지난 100일 집권여당으로써 리더십을 발휘하며 국민이 체감하는 비전을 보여줬느냐"고 자문해 봐야 한다는 게 골자다. '민생정당'이란 구호만 외쳤지, 구체적인 실행보다 잡음이 많았다는 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과정과 최근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 출범 과정에서 나온 불협화음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00일이 지나면서 그간 참고 있었던 의원들의 불만도 서서히 나올 것"이라며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시끄러워질텐데, 지도부가 긴장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민주당은 사실 더할 나위없는 100일을 보냈다. 민주당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지율 50%대를 기록한 덕분이다. 20년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첫 정권교체를 이뤘을 때도 40%대였다. 이러다보니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으로 출마만 하면 당선”이란 자신, 또는 자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당과 손발을 맞춰 정책을 직접 추진하는 정부도 눈 아래에 뒀다. '김동연 패싱'(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제부총리의 존재감이 없다는 의미)이란 얘기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민주당이 늘 외치는 '민생정당'이 되려면, 높은 지지율 숫자를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그래야 반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지지율을 민주당의 100일을 평가하는 성적표로 보면 안 된다. 100일의 자부심 못지 않게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일부 의원들의 냉철한 평가도 공유해야 한다. 지난 100일보다 정기국회, 국정감사, 예산안 처리 등이 이어지는 앞으로 100일이 중요하다. 그 책임은 온전히 여당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