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선거 초반 여당 압승 전망과 달리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여야 접전 양상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내부 권력투쟁이 보수 결집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지지층이 재결집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가 공동 실시해 이날 공표한 전국지표조사(NBS) 5월 1주차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직전 조사 대비 3%P(포인트) 반등했다. 보수층 내 국민의힘 지지도 역시 39%에서 47%로 상승했다.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한 접전 흐름도 뚜렷하다. 조사 방식과 응답률에 따라 결과 편차가 있지만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도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도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는 모습이다. SBS 의뢰로 입소스가 지난 1∼3일 실시한 조사에서 정 후보 지지율은 41%,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은 34%를 기록했다. 소수점까지 따진 지지율 격차는 7.6%P로 오차범위(±3.5%포인트)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선거 막판 보수 결집 가능성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최근 정청래 대표가 보수 결집 움직임이 보이는 격전지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조만간 부울경 방문이 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PK와 TK에서 되살아나는 보수 표심을 최대한 결집시켜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산 북갑 보궐선거가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간 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르면서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부산 북갑은 하정우 민주당 후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3자 구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 지지율이 팽팽하게 나타나면서 보수 진영 내 단일화 압박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박 후보와 한 후보는 오는 10일 오후 2시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에서 나란히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다. 두 후보 사무실은 도보로 10분 거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박 후보 개소식에 참석해 박 후보가 국민의힘 공식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 후보 측에는 친한(친한동훈)계가 집결하는 분위기다. 부산 북갑 당협위원장을 지낸 서병수 전 의원과 친한계 의원 일부도 한 후보 캠프 개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PBC 라디오 '김준일의 시사천국'에 출연해 "저는 주말에 부산 북갑에 있을 것"이라며 "물론 둘 다 못 가고 한 전 대표 개소식을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은 단일화 문제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단일화로 가지 않으면 굉장히 보수에게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친한계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눠본 바로 단일화에) 별 관심이 없다"며 "본인의 경쟁력이 어디까지인지 스스로 시험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장 대표 측 강경 대응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앞서 장 대표는 친한계 의원들의 한 후보 지원 움직임과 관련해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친한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동훈 견제"라는 반발이 공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부산 북갑 결과가 단순한 보궐선거 한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PK에서 시작된 보수 결집 흐름이 장동혁 대표 체제의 구심력으로 이어질지, 한동훈 전 대표의 존재감을 다시 키우는 계기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보수층이 결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동시에 당내 균열을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선거 승패의 최대 관건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입소스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7%,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5%P이며, 응답률은 10.7%다. NBS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응답률은 1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