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환각 작용으로 클럽에서 오남용되는 신종마약 '2C-B'를 수입해 시장을 만들려 했던 밀수책과 수거책이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마약 검사 2차 저지선 제도 시행 이후 첫 성과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봉현)는 해외 밀수조직이 2C-B를 비롯해 필로폰·케타민 등 총 6건의 마약류를 밀수한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에 가담한 밀수책 A씨(21·남성)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5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수거책 B씨(30·남)는 합수본에 의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밀수책 A씨는 해외 마약류 공급업자와 공모해 지난 4월12일쯤 5억원대에 이르는 2C-B 5137정을 국제우편물로 몰래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약 6477만원 상당(996.47g)의 케타민과 1263만원 상당(126.39g) 필로폰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수거책 B씨는 해외 마약류 공급업자의 지시를 받고 지난달 8일 서울 금천구 소재 건물에 배송된 2C-B 5137정이 들어있던 국제우편물을 개봉하는 등 수거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액상대마 캡슐 35개, 케타민 약 1.731g을 수거한 혐의 △필로폰 124.58g과 케타민 996.47g의 국내 배송 여부를 각각 확인해 공급업자에게 보고한 혐의가 있다.
이번 수사는 마약 검사 2차 저지선 제도 시행 이후 최초로 우편집중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 2C-B 밀수 정황을 적발해 검찰과 공조 수사한 사례다. 합수본은 관세청에서 2C-B를 적발했다는 통보를 받고 IP추적 등을 통해 수사 착수 바로 다음 날 밀수책 A씨를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4주 동안 수거책 특정을 위해 잠복 수사 등을 진행해 B씨도 검거했다. 마약 우편물을 정상 배달되도록 유인해 현장에서 관련자를 검거하는 '통제배달' 기법을 활용했다.
마약 검사 2차 저지선 제도란 전국 주요 5개의 우편집중국·광역우편물류센터에 세관검사장을 설치해 공항만에서 미처 발견되지 못한 마약류를 잡아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지난해 12월30일 시범 운영을 시작해 지난 4월1일부터 부천·안양·중부권광역·부산 등 4개 우편집중국으로 확대됐다. 우편집중국 2차 검사는 오직 마약류만 표적 검사하는 장점이 있다.
그간 밀수 마약류 배송지가 전국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각 관할 수사기관들이 단발적인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합수본은 관계 기관 협력을 통해 인천세관 등에서 마약류가 적발된 사안을 전수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준호 마약합수본 1부본부장은 "2차 검색을 실시하는 건 우리나라가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도 관세청 등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1·2차 저지선 제도를 고도화하고 마약밀수 저지 안전망을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