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ETF 점유율 싸움에…연말 인사로도 불똥튀나

김근희 기자
2024.11.27 15:11

'절대강자' 삼성, 점유율 40% 깨져

ETF(상장지수펀드) 절대강자인 삼성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 40%가 무너지고, 운용사들의 순위가 바뀌는 등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공모펀드 시장 침체로 자산운용사들이 ETF 사업을 강화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말 인사도 ETF 성과에 달리게 됐다.

미래에셋, 삼성 맹추격…한투신탁·신한운용 점유율 점프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62조7581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38.51%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점유율 40.25%보다 1.74%P 하락한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출시한 후 ETF 1위 운용사로 50% 넘는 점유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진출하면서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42.5%로 하락했다. 2022년 42%, 2023년 40.25%로 40%대 점유율을 유지하던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이마저도 지키지 못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달 말 기준 ETF 점유율은 36.1%(순자산 58조8245억원)로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3·4위 경쟁도 치열하다.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점유율은 7.24%(11조7983억원)로 지난해 말 4.89% 대비 2.35%P 올랐다. 한 해 동안 상위 10개 사 중 점유율이 가장 많이 뛰었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컨설팅 담당은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빅테크, 미국 30년 국채, 반도체 투자 상품과 'ACE 데일리타겟커버드콜 시리즈' 같은 시장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선보인 결과 자금 유입이 지속해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3위인 KB자산운용은 지난 6월 ETF 브랜드명을 'KBSTAR'에서 'RISE'로 바꾸고 리브랜딩에 나섰음에도 점유율이 줄었다. 지난달 말 점유율은 7.46%(12조1592억원)로, 지난해 말 8.03%보다 하락했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점유율 차이는 0.22%P에 불과하다.

지난해 점유율 2.19%로 7위였던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3.05%(4조9730억원)를 기록, 5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월배당 ETF, 소부장(소재·부품·장비) ETF 등을 비롯해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은 덕분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특정 자산, 국가, 전략에 집중하기보다 투자자 니즈가 큰 상품을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ETF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기 주도형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자산운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7월 브랜드명을 'ARIRANG'에서 'PLUS'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으나 점유율이 2.05%(3조3353억원)로 0.39%P 떨어지면서 7위로 밀려났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경우 순위 변동은 없었으나 점유율이 0.46%P 하락했다.

이외에 키움투자자산운용(점유율 2.31%), 하나자산운용(0.82%), 타임폴리오자산운용(0.4%) 등은 지난해 말 대비 점유율이 상승했다.

ETF 임원급 인력충원 서두르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각 운용사는 ETF 조직을 키우고, 관련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연말 인사는 ETF 성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점유율 40%대를 지키지 못한 삼성자산운용은 사정이 급하게 됐다. 상황은 지켜봐야 하지만 ETF 부문의 점유율을 방어하는 것 이상의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큰 만큼 임원진이 보강되거나 수혈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블랙록자산운용 대표를 사임한 박명제 전 대표가 거론된다. 그는 블랙록자산운용에서 아이셰어즈(iShares) ETF 세일즈를 담당한 바 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헤드헌터를 통해 ETF 본부장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들이 ETF 사업을 강화하는 만큼 성과에 따라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ETF 인력들의 경우 계속해서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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